음성군 42억원 들여 짓고 2년간 예식 1건 불과

사업성 검토없이 예식장 식당 증축 위탁업체도 피해

때늦은 개장으로 주민의 눈총을 받고 있는 음성군 근로자종합복지관이 지난 5월31일 새로위탁 계약을 체결한 극동대학교 주관으로 소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이 근로자종합복지관이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붙기’식으로 사전 사업성 검토 없이 예식장 식당 증축 공사를 하는 등 예산을 허비해 빈축을 사고 있다.

9만 음성군민과 관내 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건강증진과 여가선용을 위해 건립된 근로자종합복지관이 이태 전인 2005년 5월18일 개관식을 가졌다. 이 근로자복지관은 대소면 태생리 605번지에 대지 2749㎡, 건물 3708㎡규모로 총 42억54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립됐다.

이 건물의 주요시설은 지하 1층에 수영장과 샤워장, 락커룸, 기계실 등이 설치되어 있고, 지상 1층은 헬스장, 생활체육교실, 기능교실, 사무실 등이 있었으나 헬스장이 3층으로 옮겨지고, 헬스장이었던 곳은 비워뒀다. 2층은 예식장과 폐백실, 다용도실이 자리잡고 있으며, 3층은 현재 식당의 절반을 헬스장이 차지하고 있다.

당시 이 건물은 노동부에서 근로자종합복지관 건립지원 국고보조금 11억원을 교부받아 2002년 10월 본격적으로 착공을 하였다. 2004년 9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된 기존의 설계대로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이때 음성군은 근로자종합복지관 위탁운영업체 모집공고를 내고 음성군 관내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건실하게 운영할 비영리법인을 공모했다.

잇단 개장연기 위탁업체 골탕
그러나 군은 갑자기 3층을 증축해 예식장 식당을 마련해야겠다며 이 공모를 없던 것으로 하자고 했다. 2004년 11월에 다시 공모를 해 위탁운영업체를 확정하고, 12월에 위탁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이듬해인 2005년 2월 개관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미뤄졌던 것이다.

2004년 12월에 계약하겠다던 군은 또다시 시설이 완비가 안됐다며 4월1일자로 계약을 연기하고 5월18일자로 정식 개장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처럼 수차례 연기되면서 군과 위탁계약을 맺은 업체는 애간장을 태우게 됐다. 영업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 운영비를 마련하고 이익을 낸 부분은 군 보조금을 받은 단체로서 일정부분을 군에 되돌려 줘야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3층 증축공사다. 이 예식장 식당을 증축함으로써 2004년도에 모든 시설을 갖추고 개장하지 못하고 1년 동안 보일러, 여과기, 수영장 스팀기 등의 기계장치를 방치하게 됐다. 이 때문에 기계실 장비가 노후되어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실제로 3층 증축공사로 인한 기계장치 방치로 자동으로 수질관리와 수온조절을 하는 기계가 문제를 일으켜 수영장을 이용하는 회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었다.

음성군청 사이버신문고에 글을 올린 김모씨는 “사이버신문고에 수질에 관한 문제는 계속 끊이지 않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걸로 알고 있다”며 “시정요청을 해도 해결이 안 된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2006년 1월 21일 모타 고장으로 정상가동이 되지 않아 수영장 수질이 일시적으로 혼탁해진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설치해 놓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자동으로 수질관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수동으로는 할 수 없었을까? 이 건물에 배치된 군 직원이 기계를 다뤄야 하지만 당시 위탁운영을 맡은 음성군 생활체육협의회가 장비를 다뤘다고 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 기계를 만지는 거라 수질관리에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나, 노후된 기계를 고쳐달라고 여러 차례 군에 요구를 했으나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식장 증축으로 적자만 누적
그렇다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이 기계장치를 방치시키면서까지 증축한 예식장 식당은 잘 운영되고 있을까? 군은 이 식당에 7억여원을 투입해 239평의 규모로 조성해 2005년 5월에 준공식을 가졌다. 당초 2004년 상반기에 준공을 해야 했지만 예식장 식당 증축공사로 1년 넘게 준공을 미뤄왔다. 이 때문에 보다 일찍 주민과 근로자에게 제공되어져야할 수영장과 헬스장이 번듯한 건물 안에 쉬고 있어야만 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공식적인 예식은 2년 동안 운영해 오면서 단 한 건밖에 없었다. 총 42억원을 들여 군민과 근로자를 위해 건립한 이 건물을 2년 동안 단 한 건밖에 없었던 예식장 식당을 짓느라 개관을 1년 동안 미뤄왔던 것이다.

또 이 때문에 수영장 수질관리 기계장치도 노후되고, 보일러도 녹이 슬고 여과기도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아 수영장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게 된 것이다. 예식장은 대소면에 농협을 포함해 두 곳이 있었다.

농협은 조합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다른 곳이 문을 닫고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농협에서도 이 예식장을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1년에 고작 20건 정도 밖에 없어서 영리 목적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질 않는다는 것이다.

곳곳서 예산 누수 골치
이처럼 전혀 사업성이 없는 예식장을 근로자복지회관에 지은 것도 모자라서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예식장 식당을 증축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 시킨 셈이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예산이 소요된 곳이 더 있다. 식당에 필요한 집기를 구입하는데 무려 8천만원이 소요됐으며, 폐백실은 한 건 있었던 예식 당일 날 부실공사로 나무재질로 된 바닥이 부서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2층도 휴게실을 한다고 해서 리모델링을 했다. 로비도 리모델링 했다. 식당도 대소면 여성단체협의회에서 포기하면서 식당 집기를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해 단 한건 있었는데 이 때 기존에 식자재들이 사놓은 지 오래됐다며 새로 집기를 구입하기 했다고 한다.

더욱이 설치된 지 2년 밖에 안 된 기계실에 여과기와 수영장 바닥을 천만원을 들여 수리를 한데다 연료절감을 위해 2년된 보일러시설을 교체하기 위해 4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 남기중기자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