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전문생산 중소기업 코스모 산업(주)

1995년 1월 17일 일본 간사이 지방 효고현 남부의 고베(神戶)시에 굉음이 울렸다. 일본 지진관측사상 최대의 파괴력을 지닌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리히터 지진계는 진도 7.2를 가리켰다. 소위 한신 대지진, 고베 대지진으로 불리는 천재로 고베시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고로 5200여명이 사망하고 2만6000여명 부상했다. 수많은 건물을 비롯해 공장시설 고속도로 철도 통신시설 지하매설 상하수도 시설은 물론 가스관 등이 파괴됐다. 일본 당국은 고베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피해 규모를 1조 4000억 달러(1700조원)로 추산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었다. 엉망진창이 된 사회 기간시설 중 중밀도 폴리에틸렌 관(管), 즉 PE 파이프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당시만 해도 PE 파이프를 많이 사용하지 않던 일본은 이후 PE 관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고, 주요 시설에 폴리에틸렌 소재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고베지진에서 확인된 PE관의 품질
청주∼대전 간 경부고속도로나 청주∼신탄진간 국도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청원군 현도면 죽암리 부근의 한 공장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COSMO’란 간판을 보고 한두번은 의아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뭐 하는 회사지?’
전형적인 중소기업인 코스모 산업(대표 허경수)는 바로 일본의 고베 대지진때 뛰어난 안전성과 내구성이 확인된 PE소재 파이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생산제품에 못지 않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할 만큼 알찬 기업이다. 코스모 산업(주)는 현도 공장과 청주산업단지내에 2개의 공장을 갖고 있는 지역 기업으로 현도에서는 가스관을 비롯해 상하수도관 난방용 파이프를 생산하고 있으며, 청주산업단지에 입주한 공장에서는 분말용 세제의 원료인 제올라이트를 전문으로 만들고 있다.
이 회사 류인선 이사(47·현도공장 공장장)는 “가정용에서부터 직경이 600mm나 되는 중규모의 상수도 배관 파이프의 경우 내수는 물론이고 일본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중동지역 등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며 “특히 안전성을 생명으로 하는 가스관의 경우는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아파트 등 주택의 난방용 파이프는 국내 시장에서 2위권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지에 수출
1987년 청주산업단지에 공장을 설립한 코스모산업(주)는 제올라이트와 PE 파이프를 함께 생산하다가 1995년 현도공장을 증설한 이후 제품생산을 특화, PE 파이프를 현도공장에서만 만들고 있는데 직원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160명밖에 안된다. 하지만 뛰어난 품질경영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지난해 매출액 규모 500억원을 돌파했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연간 3억원을 넘은 것.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청주는 물론이고 전국의 아파트마다 저희 회사에서 만든 난방용 파이프가 안방과 거실 등에 깔려 있을 겁니다.” 류 공장장은 “매년 코스모가 생산해 내는 난방용 파이프(직경 12∼50mm)를 일렬로 늘어두면 그 길이가 4만km나 되고 300∼400mm짜리 가스관은 1000km나 된다”고 말했다.
‘코스모 유니 파이프’라는 브랜드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 파이프가 이처럼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스관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성 기준이 덜(?) 엄격한 수도관만 해도 가장 안쪽에 위생성이 좋은 폴리에틸렌 관이 있고 그 위에 접착제를 바른 뒤 알루미늄 튜브를 씌운 후 또다시 접착제 위해 폴리에틸렌 피복을 덮어 삼중 구조로 제작되고 있다. 회사측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수도관은 누수 가능성 0%, 부식률 0%를 자신한다”고 자랑했다.

누수 0% 부식률 0% 자신
위생성은 물론 산소침투를 완벽히 막아 강관이나 PVC관 처럼 부식 걱정을 제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외부의 화학물질 침투와 충격에 대항하도록 만들어진 코스모 유니 파이프는 무거운 장비없이도 맨손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뛰어난 시공성을 자랑한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연간 5000t규모의 가스 파이프 생산공장을 건설한 코스모는 올 3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거의 무한대의 거대 중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한편 청주산업단지에 입주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올라이트는 LG생건을 비롯, 제일제당 애경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으로는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

코스모산업(주) 류인선 공장장
“지자체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 있기를”

“상하수도관의 주요 고객은 지방자치단체입니다. 물론 가정용 상하수도관은 건설업체나 일반 시민이 고객이 됩니다만. 이런 점에서 청원군에서는 지역업체인 저희 코스모에 대해 많은 관심과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고마움을 느낍니다.”
코스모 산업(주) 현도공장의 류인선 공장장은 “우리 지역의 경우 가스관의 주요 고객은 청주도시가스”라며 “가스관은 말할 것도 없고 난방용이나 상하수도용을 불문하고 파이프의 생명은 뛰어난 품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코스모는 최고의 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전사적 품질향상 운동을 365일 최우선 과제로 실천한다고 했다. 안전이 생명인 까닭이라는 것.
류 공장장은 “이 때문에 1996년 동종업계로선 일찍이 ISO 인증을 받기도 했다”며 “지난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도 최우수 품질을 무기로 내수 시장에서 쌓은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류 공장장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업체에 대한 지자체의 시각이 달라지고 음양으로 지원해주는 데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지자체별로 소지역주의랄까 진입장벽이 더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천 출신이지만 LG화학에 입사, 청주공장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1983년부터 청주사람이 다 됐다는 류 공장장은 “이런 저런 이유로 타 지역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다”며 “도내 타 지자체에서도 상하수도 시설 공사 등을 할 때 저희 회사 제품을 많이 이용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홍보 마케팅 활동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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