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문화의 달이라 할 만큼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봄문화축제를 열고 음악회, 영화상영, 재즈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뮤지컬, 클래식, 판소리 등 공연이 5월 내내 이어지고 있다.
요즘처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면 지방의 문화소외현상을 운운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들이 수도권 문화집중현상을 지적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소외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대학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충청대가 주최한 어린이날 행사에는 지역주민 8000명이 참가해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주부백일장, 어린이미술대회, 사회복지학부생들의 수화공연, 충북도노인종합복지관 노인들의 댄스공연, 사회체육학과 학생들의 무술시범, 댄스경연대회, 장기자랑 등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마련한 충청대는 지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스페인 전통예술단을 초청한 무료공연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4년제 대학에 비해 규모도 작은 충청대가 큰 규모의 문화행사들을 잇달아 주최하는 데는 오경호 이사장의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다. 충청학원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던 1997년 오 이사장은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봉사의 방법으로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을 택했다.
오 이사장은 “취임과 함께 가족들이 모두 청주로 거주지를 옮겼다. 가족들과 함께 청주 인근 명소와 몇몇 예술공연을 다녀오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기회가 서울에 비해 적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지역에 환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술문화를 통한 지역봉사를 결심한 오 이사장은 구성원들의 만류에도 컨벤션센터를 건립했다. “첫 클래식 공연은 무료공연임에도 50명의 관객이 전부였다. 조그만 대학에서 주최하는 음악회에 볼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꾸준히 공연을 준비했고 지금은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10년째 열리는 ‘세계태권도문화축제’는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오 이사장은 지난 스페인 예술단 공연에 이르기까지 ‘월드뮤직시리즈’라는 주제로 5년째 예술공연을 주최하고 있다. 한 번 공연에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오 이사장은 개의치 않았다. “우리의 공연문화는 러시아 변방인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벡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방은 더욱 열악하다. 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충청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해외예술단 초청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외국문화의 다양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그는 말했다.
오 이사장은 또 “대학의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는 단지 지역민에게 봉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민들은 공연, 전시, 문화행사 참여를 통해 충청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고, 이는 5년, 10년 후 신입생모집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