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당 분위기 쇄신 위해 ‘직선’ 여론도 일어

한나라당은 지난 3일 당무회의를 통해 대표를 직선하고,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형 지도체제를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통과 시켰다. 4월 11일 당 중앙 운영위를 열어 이를 확정하는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

개혁안에 따르면 당대표는 전국 유권자의 0.6%(23만명)에 해당하는 당원의 직선에 의해 선출하되, 지구당에서 직접투표를 하며, 다만 도서지역 등에 한해 심사를 통해 우편 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대 쟁점이었던 지역 운영위원 선출은 ‘직선을 원칙으로 하되 시·도 별로 지구당 위원장 만장일치 합의시 간선 할 수 있도록 절충했다.
이를 두고 제왕적 대표체제의 온존이라든가 민정계 주류의 2선 후퇴를 거부한 반개혁적인 안이라며 당내 소장 개혁 그룹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반발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당 개혁안은 중앙 운영위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대표 출마자와 지역 대표 출마 예상자들은 오는 5월 전당대회 일정에 따라 치러지는 당 및 지역 대표 투표에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충북 지역 대표 선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누가 물망에 오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직선이냐, 간선에 의한 추대냐
한나라당 개혁안 가운데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켜 개혁특위를 붙잡고 있었던 대목은 시·도 대표 40인 직선과 우편투표제 도입 여부였다. 시·도 대표 직선제 여부는 그만큼 첨예한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시·도 대표 40인 선출은 직선을 원칙으로 하되, 간선은 시·도 별로 지구당 위원장 만장일치 합의시 가능하며 합의가 되더라도 성별·선수·연령 등을 고려해 간선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시·도 대표는 당의 최고 집행기관인 상임운영위원이 되는데 상임운영위원은 당초 11명에서 전당대회 의장과 중앙위원회 의장을 포함시켜 13명으로 늘렸다. 다만 지구당 대의원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지구당별로 인구 비율에 따라 대의원을 선출하되, 최대·최소 지역구의 편차가 2대1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충북에서의 대표는 1명이다. 7개 지구당을 감안하면 7대 1의 비율이다. 우선 직선으로 할 것이냐, 지구당 위원장의 만장일치에 의한 간선이냐를 결정해야한다. 현재 대체적인 분위기는 간선을 통한 추대 형식으로 대표를 뽑는 것이 어떠냐는 간선 쪽에 쏠려있다. 그러나 이벤트를 통해 당원의 참여를 높이고 내년 총선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경선을 통한 직선 요구도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충북은 7개 지구당 가운데 현역의원이 3명 뿐이다. 이중 4선인 청원 신경식의원을 제외하면 윤경식의원(청주 흥덕), 심규철의원(보은·옥천·영동) 2명 모두 초선에 불과하여 4선의 중진에 도전장을 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외 원외지구당 위원장으로 제천이 공석인 가운데 청주 상당 김진오, 충주 한창희, 괴산·진천·음성 이원배 등 3명 모두 대세를 따르는 정치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반기를 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지구당 관계자는 “신경식의원이 당연히 지역 대표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다른 지역같이 많은 지역구가 있다거나 다양한 정치적 색깔을 가진 위원장이 포진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별 다른 특이 사항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총선 공천에 대해 당헌은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제시해 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대표, 또는 중진 실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점도 신경식의원을 두고 충북에서의 활발한 지역 대표 직선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그러나 미래연대를 비롯한 개혁파들이 “시·도별 지구당 위원장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할 경우 지역 운영위원을 간선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당의 권력 집중 방지라는 개혁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과 같이 충북 지역대표의 간선은 그러잖아도 개혁적 역동성을 찾아볼 수 없는 지역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고착화시켜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한나라당 지구당 관계자는 “지역 대표 선출 과정을 통해 지역 당원들의 개혁 요구를 소화하지 못하면 더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당원들이 지구당 위원장의 출세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정당한 목소리를 내려한다”면서 합의 추대를 경계했다.

 

신경식 의원이 만만히 보이나
청원 지역구 내년 총선 출마 예상자 12명 물망

신경식의원은 지난 대선 직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 이회창의 선거기획단장으로 그 위세가 대단했다. 대선 패배 후에는 대선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당내 5적에 포함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충북에서 그의 정치적 위치는 4선이라는 ‘중진’ 무게로 인해 한나라당 충북지역 대표로 선출되는 것에 크게 이의가 없어 보인다. 현재 그는 한나라당 충북도지부장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뿌리인 청원군 지역구에서 실제 선거와 관련된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민주당 등 타당의 총선 예비 후보들이 신경식의원의 청원군을 만만히 보고 너도나도 덤벼들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에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기획단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청원에서 이회창후보가 노무현후보에게 크게 뒤진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내년 4월 총선에 청원 지역구에 출마가 점쳐지는 인사는 무려 12명에 달한다. 민주당측에서 장한량 전 충북도지부장, 김기영 전 지구당위원장, 홍익표 전 지구당위원장, 신언관 대선 충북선거특별대책본부장, 박노철 전 도의원에다 오효진군수, 정종택학장, 최병훈청주시의회의장 등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측에서는 ‘많이 나올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괘념치 않는 눈치다. 한나라당 한 인사는 “신경식의원이 실제 자신의 선거에서 간신히 신승을 거두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그렇게 간단치가 않을 것”이라며 “저렇게 많은 출마 예상자들이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는 신경식의원의 당선을 다시 한번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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