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후보 난립에 신·구 대립까지 가세
청주 유행렬, 청원 김현상씨 ‘이색적’

17대 총선이 꼭 1년 남았다. 각 지역마다 예비 후보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들의 움직임은 이미 언론의 표적이 됐다. 이들 중엔 관련 기사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달라는 청탁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상됐던 정치 지망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전혀 새로운 인물도 부각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구 정치인들이 다시 전면에 서기 위해 기회를 엿봄으로써 신·구 세대간의 대결구도가 조성되기도 한다. 유권자들에게 색다른 흥미를 안기는 사례들을 정리했다.
윤경식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청주 흥덕의 움직임은 여전히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다. 이곳의 분구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면서 거론되는 인물들도 일일이 손가락을 꼽기가 버거울 정도다. 막상 분구가 확정될 경우 한동안 혼란의 조짐도 엿보인다. 두개의 선거구를 놓고 심각하게 저울질을 할 정치인들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사석에서 곧잘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유행렬씨(39)다. 흥덕이 분구되면 인구 밀집지역인 분평동을 중심으로 하는 남쪽의 선거구에 진을 칠 공산이 크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카드가 준비됐다. 다른 한쪽의 선거구를 책임질 노영민 현위원장과 소위 윈-윈 전략을 구사한다는 복안이다. 유씨는 지난 6.13 지방선거 때 청주 4선거구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정치권에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과거 학생운동 전력으로 분명한 자기색깔을 갖고 있다. 그는 89년 충북대 총학생회장과 충북지역대학생대표자협의회(충북대협) 회장을 맡았다. 당시 전국의 대학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충북대 쌍철용사건이 그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됐다. 전국 최초로 전대협을 탈퇴해 파문을 일으킨 전임 총학생회장이 탄핵되자 보궐선거를 통해 학생조직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순수 우리밀빵을 판매하는 ‘들꽃세상’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개혁코드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민주당 흥덕지구당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정치무상, 언제 민주당으로 쏠렸나
청원군은 지금 백가쟁명의 분위기다.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만 해도 일곱명이나 되고, 여기에 이런 저런 채널을 통해 거론되는 인사까지 합치면 10여명을 훌쩍 넘긴다. 이곳에도 관심을 끄는 예비후보가 있다. 김현상씨(52)다. 김현수 전 청주시장의 친 동생이다. 9남매의 7형제 중에서 다섯째가 그다. 지금까지 언론에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주변에서도 그의 경쟁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청원지구당의 관계자는 “굳이 평가한다면 만만치 않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김현상씨가 주목을 받는 것은 김현수 전 청주시장의 후광(?) 때문일 수도 있다. 김 전 시장은 청주 청원이 통합 선거구였던 10대, 12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전력이 있어 만약 김현상씨가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면 충북 최초로 한 선거구에서 형제의원이 나오는 셈이다.
김현상씨는 이미 선거판을 경험했다. 96년 15대 총선 때 청원에서 출마한 오효진 현 청원군수를 도와 선거사무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 땐 노무현후보의 청원군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오래전부터 총선을 염두에 두고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주 청원의 경우 한나라당은 현역 의원 외에 별다른 인물이 부각되지 않는 반면 민주당엔 사람들이 꼬이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된 국가 정책이 만약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발표될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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