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평·영운천 수문 기능없어져 설치 3년만에 고물로
진천 백사천 자동수문 3기, ㅁ테크 ‘싹쓸이’ 계약 의문

속보=하천 수중보 설치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청주 무심천의 지류하천에 설치된 자동수문 3기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진천군이 백사천 도시하천 정비사업을 하면서 설계한 자동수문도 공사업체 선정 이전에 이미 수중보 수문틀을 세우는등 앞뒤가 뒤바뀐 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에 열거한 자동수문의 시설업체는 청주 ㅁ테크이며 무심천 롤라스케이트장 옆 수중보 설계계약을 마친 청주 ㅊ하이텍과 사주가 동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환경운동연합은 조만간 무심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연하천 보존과 역행하는 수중보 건설 반대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청주시는 지난 98년 분평지구를 거쳐 무심천과 합류하는 미평천에 ㅁ테크의 전기식 자동수문 2기를 설치했다. 당시 분평지구 시행업체인 주택공사가 시의 요청에 따라 5000만원대의 시설비를 부담하고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보를 건설한 이유는 당시 하수 차집관 시설이 완공되지 않아 생활오수가 하천합류식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물을 가두어 처리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년뒤인 2000년 차집관로 공사가 마무리돼 하천 분류식으로 바뀌면서 수중보와 자동수문의 역할도 사라지고 말았다. 5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자동수문은 2년만에 무용지물로 변해버렸다.

5000만원 자동수문 2년만 사용
마찬가지로 무심천 지류인 영운천에도 지난 99년 같은 이유로 ㅁ테크의 자동수문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작년도에 분류식 하수배출을 하면서 역시 고철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특히 영운천 자동수문은 ㅁ테크가 괴산군 동진천 자동수문을 계약한 방식과 동일하게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공사비를 2000여만원으로 잡고 계약 공사비는 1200만원으로 정해 나머지 800여만원을 도급자 부담액으로 처리한 것이다. 한마디로 업체가 홍보마케팅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공사를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01년 계약한 괴산 동진천도 전체 5개조의 자동수문 가운데 2개조를 업체부담으로 돌리고 3개조에 대해 1억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 이에대해 ㅁ테크 한상관대표는 “미평천, 영운천 자동수문은 유압식이 아닌 전기식이기 때문에 시설공사비 기준이 다르다. 하수차집관로 공사가 끝나면서 담수 필요성이 없어져 자동수문을 활용하지 않는 것이지 수문 자체에 이상이 발생한 적은 없다. 또한 도급자 부담계약 방식은 하단 배출식 자동수문의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적자를 감수하며 하는 공사였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군이 벌이고 있는 백사천 오염하천(친자연형) 정화사업에도 자동수문, 어도 설치공사가 포함됐다. 군은 응금보에 2기의 자동수문을 설계했고 특허업체인 ㅁ테크 공법을 채택해 수중보 건설공사를 입찰받은 S건설이 ㅁ테크과 자동수문 2기 6600만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이 채택한 특허공법이다보니 ㅁ테크에서 요구한대로 설계금액을 100% 반영해 계약했다는 것. 형식은 원청업체가 도급을 주는 공사지만 사실상 군의 설계에 따라 특정업체와 계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사업체도 없이 수문틀 얹어
또한 백사천 응금보 아래 신정보에도 자동수문, 어도설치를 추진하면서 기왕에 농어촌기반공사 진천지사가 발주한 수중보 개보수공사와 차질을 빚게됐다. 완공시점을 2주 앞둔 신정보 공사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27일 진천군에서 별도 발주한 자동수문의 문틀이 이미 세워져 있는 상태였다. 결국 공사업체도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문틀을 설치한 것은 사전에 특정업체 수문규격을 염두에 두고 공사했다는 반증이다. 토목공사를 입찰받은 업체가 자동수문 업체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가 시작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절차가 뒤바뀐 셈이다.
이에대해 신정보 건설현장 관계자는 “농어촌기반공사와 계약한 자동수문 회사나 군에서 설계한 자동수문 회사가 똑같다고 해서 함께 문틀을 집어넣은 것이다. 정식대로 하자면 군에서 시설업체 계약을 끝내고 그쪽 공사를 해야 하지만 그러면 우리가 공사끝낸 뒤 콘크리트를 다시 깨고 재공사를 해야하니까, 그럴 수도 없구해서 한꺼번에 유압배선과 문틀공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백사천에 시공중인 3개 자동수문은 모두 ㅁ테크의 유압식 수문이 설계채택됐고 발주처인 진천군과 농어촌기반공사는 특허권 업체라는 이유로 공정 경쟁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청주 ㄴ엔지니어링측은 “전국적으로 자동수문 특허를 가진 업체는 널려 있다. 적어도 지역의 다른 수문 특허업체의 공법과 비교평가라도 해봐야 하지 않는가? 우리도 무동력 자동수문 특허를 갖고 있는데 아무런 사전연락도 받지 못했다. 특정업체 자료만 갖다놓고 장점만 부각시켜 결정하는 것은 말그대로 밀실행정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설 계약업체인 ㅁ테크 한상관 대표는 “유압식 자동수문은 우리 회사가 세계 최초로 획득한 특허다. 특허공법이라는 것이 기능적 우월성 때문에 선택하는 것인데 가격입찰을 볼 수도 없지 않은가? 우린 기술적인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법계약에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환경단체 고발 통보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
청주환경운동연합의 무심천 수중보 설치 반대주장에 대해 시설계약업체인 ㅁ테크 한상관대표는 2차례에 걸쳐 고발 예정 통보서를 보내는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대표는 하단 배출식 자동수문을 설치할 경우 ‘하천 수질이 더 향상될 수 있다’며 ‘생태계와 수질이 개선되면 청주환경련은 즉각 해산하고 간판을 영원히 폐기해야 한다’며 공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가 오는 8일 수중보 반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등 연대 움직임을 보이자 한대표는 지난달 31일 청주환경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하는등 사태수습에 나섰다는 것.
청주환경련 박창재사무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중보 반대입장과 함께 현재 진행되는 무심천 오염하천 정비사업의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ㅁ테크측의 전화 사과는 형식과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 하천은 자연상태의 경관이 가장 아름답고 생태계 오염피해도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지론이다. 설사 하단 배출식 자동수문이 수질악화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막연한 경관을 위해 도심하천을 가로질러 수중보로 막는 것은 불필요한 예산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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