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 알라바마주 루번이라는 작은 시에서 생활할 때였습니다. 루번시는 착한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동화같은 곳이었습니다. 공기도 좋고 인심도 좋은, 교통체증이니 오염이니 하는 걱정은 먼나라 이야기였습니다. 한때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작가가 그 근처에 산다고 했습니다.
그 곳으로 발령을 받아 간 저는 그 마을에서 유일한 한국사람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며 생활하게 됐습니다. 너무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엔 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시장님께 물어보니 요즘은 상황이 다소 달라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젊은이들이 성공을 좇아 마을을 떠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곳 생활이 갈수록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일부 젊은이들은 여전히 조그마한 시골 도회지의 단조로운 생활에 역동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많은 목표와 계획들이 그들을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고, 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귀한 걸 알지 못하고 멀리 있는 것만 추구하는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요.
루번시 근처에 크렌쇼우 카운티 레이크라는 저수지가 있는데 참 아름답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곳이어서 가족들과 자주 가곤 했습니다. 어느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작은 나무 보트에 앉아 낚시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삶의 척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당장 나는 부자도 되고 삶의 여유도 찾을 수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크렌쇼우 카운티 저수지는 물론 그 위의 아름다운 산도 다 내거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어차피 그것들은 일반인에게 개방된 것이고, 그렇다면 나 역시 원하면 언제든지 그것들-맑은 공기, 빼어난 절경 등-을 즐길수 있으니까요. 오래 전에 본 한 영화에서 죽음을 앞둔 한 노인의 대사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저 넓은 산과 강이 자기 거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죽는 거하고 진짜 자기 것인데도 가 보지도 못하고 죽는 거 하고 어떤 삶의 자세가 나을까. 모든 게 마음 먹기 나름 아닌가. 결국 이 세상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지.”
우리는 세계의 대통령,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미국 대통령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재벌의 총수같은 엄청나게 돈 많은 부자를 꿈꾸기도 합니다. TV에 나오는 미모의 연예인 스타들을 동경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생각을 약간 바꿔 그 사람들이 다 우리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내가 그 사람들의 주인공이라면?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세상은 한결 아름다워 보이고 생활에도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재벌만큼 부는 없지만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족과 오순도순 장을 볼 행복을 빼앗긴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지요. 우리는 그런 일상의 행복을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생각을 조금만 바꾸십시요. 세상은 달라집니다. 당신은 이 세상의 가장 소중한 CEO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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