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설, 아직까지는 공간협소와 교통불편이 문제

최근 통계청의 인구추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를 기록,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이 비율이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주의 고령인구는 약 5만명. 이에따라 이들을 위한 복지공간도 단순히 수용차원에서 적극적인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시 고령인구들이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강좌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쌓은 노인들이 사회에서 문화활동을 펄치거나, 직접 강사로 나서는 예도 빈번하다. 또한 일년단위로 실버축제를 스스로 열기도 한다.

“인생은 60부터”

“시간만 나면 탁구를 치러 온다. 여기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 충북도 노인복지관에 날마다 출근도장 찍는다는 신용우(68)씨는 얼마전까지만해도 통신회사에서 일했다. 정년퇴직을 한 후 늘어난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탁구를 배우기 시작한 신씨는 “취미생활도 하고, 건강도 지키고, 더불어 시간활용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며 “이런 곳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충북도 노인복지관이 생기자마자 바로 부부와 함께 스포츠댄스 강좌를 등록했다는 허요태(68)씨는 “4년전 주성대 사회교육원에서 댄스스포츠를 처음 배웠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부부는 젊은 사람들 속에서 유일한 노인고객이었다. 이곳에서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 춤을 배우니 더 신난다”며 “지난해에는 국제 대회에도 나갔다”고 자랑했다. 이들은 전부터 안면이 있었으나 노인복지시설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됐다고 한다.
청주에서는 99년도에 처음으로 사직동 충북의료원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하여 ‘충북도 노인종합복지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이 곳에는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이 20과목 40여 강좌 개설돼있고, 노인건강관리을 위한 물리치료실, 요양시설인 주간보호시설뿐만 아니라 건물내 도서실, 식당, 이·미용실도 자리잡고 있다.
특히 ‘장수교육원’ 프로그램은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최고 인기프로그램은 단연 댄스스포츠와 노래교실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대부분 신청자가 밀려 몇개월씩 기다리기 일쑤다. 수강료는 일년에 3만원. 부대시설인 건강관리실은 무료, 물리치료실은 1회 이용료가 500원으로 저렴한 값과 질높은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늘 줄을 선다고 한다. 윤형중 복지과장(32)은 “4년여의 시간이 흘러가면서 프로그램 수용자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결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버여성합창단, 민요사랑회, 게이트볼 동호회 등 현재 13개의 동아리가 형성됐으며,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각종대회참가 및 대외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년 ‘은빛축제’를 열고 그림전시, 국악공연들을 통해 갈고 닦은 끼를 표출한다고 한다.

복지기관 프로그램보다는
시설에 불만
이외에도 청주시 수동에 노인복지관과 지난해 문을 연 가경동 노인복지마을이 있다. 이러한 노인전문복지기관들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다만 충북도 노인복지관의 경우는 컴퓨터 교육관련 프로그램 문의가 많으나 기자재를 구입할 지원금이 없어 추진을 미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외에도 재가복지, 주간보호시설 등과 같이 자원봉사자들과 연계한 지역민을 찾아가는 복지 활동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기관들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높다. 공간협소는 늘 지적되는 사항이다. 관공서를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다보니 충분한 공간확보가 마련되지 않고, 또 북부지역에는 이러한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
내덕동에 사는 김영복(65)씨는 “북부지역에 노인인구가 많이 있음에도 근처에 마땅한 시설이 없다. 또 가경동 노인복지마을의 경우는 버스를 타고 가도 한참을 걸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회복지사들은 “청주는 타도에 비해 노인복지시설들이 적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노인복지시설들이 더 필요로 할 것이며, 현재도 고령인구에 비해 시설이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민자치센터에서도 ‘괜찮은’ 노인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영운동 노인건강교실과 수곡 2동의 ‘미니노인복지학교’가 그것이다. 미니 노인복지학교는 2001년 8월 제 1기 수강생 60명을 모집했으며, 금년 3월에는 제 2기 졸업생을 배출시킨다. 올해에는 ‘풍요로운 노후생활’ 교재도 만들어 전문적인 이론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담당 공무원은 “괜찮은 노인복지프로그램들이 다른 동에서도 시행할 수 있도록 공문을 내려보냈다”며 “직능단체와 주민자치단체와 협연하여 노인을 위한 좋은 사업들이 늘어나도록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 CJB 청주방송, ‘노인들을 위한 국악한마당’
올 11월까지 매주 한차례, 중앙공원 특설무대에서 공연 펼쳐

매주 중앙공원이 달구어진다. 중앙공원은 소위 ‘노인공원’이라는 인식이 될 만큼 소일꺼리를 찾는 노인들이 날마다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러나 이들의 마땅한 놀잇감은 그동안 윷놀이가 전부였다. 그래서 중앙공원에 매주 한차례씩 노인을 위한 국악한마당 특설무대가 세워지는 것은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CJB 청주방송은 오는 3월 28일부터 11월까지 매주 한차례씩 ‘국악한마당’을 열 예정이다. 창사이후 지난 5년여간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 캠페인을 벌인 CJB 청주방송은 올해 사업으로 ‘CJB국악한마당’을 내놓은 것.
봄철 3월부터 5월, 가을철 10월부터 11월은 오후 2시부터, 여름철 6월에서 9월까지는 오후 5시부터 약 1시간동안 청주 국악협회의 도움을 받아 신명나는 우리가락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계절별로 장사익, 안숙선, 조상현 등 소리꾼과 명창을 초청, 시립 국악단과의 수준 높은 협연을 보여줄 예정이어서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28일에 열리는 첫 공연은 우리 지역의 국악인들이 대거 참여, 우리고장의 가락을 지역민들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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