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3·1공원 흉물 좌대 철거후 건립추진

<중부매일>지난 1996년 2월8일 몸에 일장기를 두른 채 시민들에 의해 밧줄이 걸려 끌어내려진 청주 삼일공원의 정춘수 동상. 현재 11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삼일공원에는 민족대표 33인 중 충북출신 5명의 동상과 함께 하나의 좌대가 흉물로 방치돼 있다. 
 
최근 흉물로 전락된 정춘수 동상의 좌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정춘수의 독립운동과 친일행적, 동상 철거과정 등을 기술한 비석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광복회 충북지부(지부장 오상근) 등에 따르면 민족대표 33인중 한명이었지만 일제 말기 친일행각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 철거돼 청주 3.1 공원에 좌대만 남아 흉물로 방치돼 왔던 정춘수 동상이 철거 11년만에 비석으로 새롭게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우암산에 위치한 3.1 공원에는 1919년 3월1일 의거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충북출신 6인(손병희·권동진·권병덕·신홍식·신석구·정춘수)의 동상이 건립됐지만 이 가운데 정춘수 동상은 지난 1996년 2월 친일행적을 이유로 충북사회민주단체연대회의(공동의장 정진동 목사) 관계자들에 의해 동상이 강제 철거됐고 11년이 지난 현재까지 좌대만 남은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광복회 충북도지회 등은 최근 정춘수의 독립운동 과정과 함께 친일행적, 그로 인한 동상철거 경위 등 정확한 사실을 기록한 비석을 세워 후세가 혼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복회는 지난달 서울에서 민족대표 33인 유족회의 주관으로 학술회를 열고 사학교수들에게 정춘수 비석에 들어갈 비문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청주시도 비문이 완성되면 비문 내용에 대해 시민단체와 시민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반대의견이 없다면 비석을 세우는 일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회 충북지부 김백호 사무국장은 "독립운동을 했다가 변절한 사람의 동상이라면 손쉽게 철거할 수 있지만 정춘수의 경우는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기록이 남아있어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정춘수의 독립운동 공적과 함께 친일로 변질한 내용, 그로인해 시민단체들에게 강제철거된 경위 등을 모두 기록한 비석을 만들어 후손들이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동상 철거에 참여했던 도종환 시인은 "비석이나 안내문 등에 사실 그대로를 기록하고, 철거과정과 경위 등도 함께 명시한다면 찬성한다"며 "하지만 비석에 들어갈 비문 내용을 놓고 논란이 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춘수 동상은 친일경력으로 인해 1993년 철거문제가 제기됐으며, 1995년 정춘수 동상에 일장기를 부착하고, 1919년 2.8독립선언이 있던 바로 그날, 1996년 2월8일 경찰과 청주시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민단체에 의해 동상이 강제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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