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시종, 옥천 유봉열, 청원 오효진 행보 의심받아
단체장 중간 사퇴 부담 털기 부심, “주민이 추대해 준다면…” 속내 비치기도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단체장들의 행보를 총선과 연관지으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들 단체장 후보군들은 불과 1여년 전 공식 선거를 통해 단체장으로 취임한 사실 때문에 선뜻 공개적으로 총선 가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단체장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저버리고 더 큰 자리를 노린다는 비난 우려 때문이다. 4년 임기를 위임받아 놓고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 사퇴는 그 본인에겐 도전이지만 그에 따른 국가 사회·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고, 몸도 깊숙이 빠져 있다는 것이 주변의 주장이다. 어느 단체장이 총선이라는 콩밭을 누비고 있는지 취재했다.

이시종 충주시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중에도 상대 후보측에서 ‘중간에 사퇴하고 총선에 나갈 사람’으로 치부해 놓고 이를 물고 늘어졌었다. 그 만큼 이시장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단체장이다. 이미 가능성을 넘어 기정 사실화하고 충주시장 보궐 선거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선웅 전 충북도 보사국장을 비롯한 몇몇은 사무실을 내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충주시 한 고위 공무원은 “이 시장의 총선 출마는 하나의 수순으로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시청 공무원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시장의 총선 출마를 당연시했다.
이 시장은 3선 연임 제한으로 충주시장에는 더 이상 출마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임기는 마치고 차후를 모색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2년씩 엇갈려 돌아가는 지방선거와 총선의 시기가 문제다. 이 시장이 이번에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차기를 노린다면 시장의 임기를 마치고 소속 없는 무관(無冠)으로 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2년이라는 기간보다 무관으로 총선에 임했을 때 받게되는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생물과 같은 정치의 변화 무쌍함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때가서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장으로서 한참 올라간 주가를 가지고 총선 줄을 타고 싶을 수밖에 없다.
이와 사정이 같은 단체장은 옥천 유봉열군수의 경우다. 3선 연임에 성공한 유군수는 여전히 단단한 지지기반을 자랑한다. 39년생 64세다. 여전히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들이다. 거기에다 보은·영동까지 포함 한 선거구에 속한 옥천군은 지난 90년대 초 박준병 전 의원을 끝으로 옥천 출신 국회의원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 이번에는 분명하게 밀어 옥천출신 의원을 배출해보자는 분위기도 등에 업고 있다.
다만 유 군수는 같은 당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및 승리를 장담하며 뛰고 있는 이용희 최고위원이 눈에 밟혀 선뜻 출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소속이었다가 이용희위원에 이끌려 민주당 깃발을 달고 출마하여 재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감히 대 선배인 이 위원에게 도전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유군수는 주변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란 자신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의미한다.
옥천군 한 인사는 “유군수 본인은 얘기하지 않지만 주변에서는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용희 위원과의 관계가 가장 큰 걸림돌인데 주민들의 추대가 있으면 쉽게 풀리지 않겠는가”고 내다봤다. 유군수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는데 유군수는 보은·영동까지 은밀히 다니며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린다.
그러나 이용희 위원도 얼마 전 옥천군 이원면 묘목시장 개장 축제가 열렸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열린 보은군 농산물 판매장에 하루종일 참석, 보은군에 공을 들이는 열의를 보여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각인 시켰다.
여기에 옥천군 지역에 민주당 소속 거론 후보는 또 있다. 김홍신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서영씨다. 학생운동권 출신 386세대로써 현 노무현 정권의 코드와 잘 맞아 떨어지는 정치 이력을 가지고 있고 실제 이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동했다. 곧 옥천에 사무실을 내고 총선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치적 연결고리로 볼 때 유군수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근거로 유군수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든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5년 옥천군 청성면에 게르마늄 물 개발 사업을 벌일 때 유군수를 자주 찾았는데 이때 쌓아둔 친분이 계속이어져 왔다는 것. 일부에서는 이용희위원이 비교적 고령으로 득표력에서도 옛 향수를 가지고 있는 특정계층에 머물 것이라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군수의 총선 출마여부는 이용희 위원과의 교통정리 및 정치적 상황변화 여부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지만 내년 총선까지 1년여 옥천군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단체장과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이에 반해 충주 이시종시장의 출마 가도는 좀더 분명해 보인다. 이 시장은 현재 한나라당 소속이다. 무소속으로 있다가 지난 지방선거 직전에 한나라당에 입당하여 당선됐다. 현재 충주지구당에는 한창희위원장이 있지만 당초부터 예견됐던 일로 그 부담을 분산시켜왔다는 점에서 유군수 입장과 다르다. 한창희위원장도 지난 2000년 총선 이후 절치부심하며 2004년 총선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을 위해 양자간 대결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충북도지부 관계자는 “아직 당 개혁안 및 지도부가 확정되지 않아 내년 총선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천이 이루어질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경선이 원칙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시종시장과 유봉열군수 이외 청원 오효진 군수도 내년 총선을 외면하지 못하는 단체장으로 꼽힌다. 두 번의 총선 도전에서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셔온데 대한 아쉬움이 큰데다 오 군수 성향으로 보아 단체장보다 국회의원이 제격일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미 민주당에서도 영입 대상인물로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그러나 오군수에게는 남은 임기를 버리고 총선에 출마하는데 대한 비난 부담이 이시종시장 유봉열군수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 시장, 유 군수도 총선에 출마한다면 단체장 중간 사퇴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렵겠지만 오군수의 경우는 처음 단체장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치적 변신은 개인적 자유겠지만 그에 따라 입게될 지역 유권자의 상처는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봐야 할 문제로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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