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살리기운동본부·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청남대 활용방안 토론회 개최

4월중에 청남대 문이 열린다. 이로써 일반 국민들은 곧 청남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남대를 4월 중순부터 개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남대 개방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유수석은 청남대 소유권과 관리권을 모두 충북도에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남대는 용도폐지, 감정평가 실시, 충북도의 매수 신청,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충북도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일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충북도는 전문가와 주민대표, 사회단체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0명으로 ‘청남대활용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호 행정부지사)를 구성하고 활용 방안 및 주변 개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대청호살리기운동본부도 지난 26일 충북도여성회관 강당에서 청남대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우건도 충북도 관광과장, 허석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박호표 청주대 관광학부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충청리뷰는 토론회 내용을 요점 정리했다.

우건도 충북도 관광과장은 ‘청남대 개방 추진상황’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청남대는 본관건물과 경호원 숙소, 골프장, 낚시터, 수영장, 테니스장, 잔디광장 등을 갖추고 있으나 1급 보안지역으로 주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반경 4.8㎞, 고도 3.0㎞ 내 항공기 비행이 금지돼 왔다고 우과장은 밝혔다. 발전잠재력에 대해 그는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별장이라는 매력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지만, 문의면의 94%가 금강수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다 국유재산으로 지역개발주도력이 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청남대 개방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훼손이 우려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대청호 주변지역 활용에 대해서는 “청남대 본관지역을 상징테마공간, 본관주변지역을 자연생태보존공간, 청남대 진입로는 휴식산책공간, 그리고 문의소재지는 휴양위락공간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기념공원과 생태학습장, 말을 타고 달리거나 왕실마차 운영, 문의면 소재지 자전거 하이킹코스 개발 등도 충북도가 내놓은 활용방안. 이에 따라 문의지역은 대통령이 즐기던 음식과 전통메뉴를 개발·보급하거나 인근 산의 등산코스 신설, 관광상품 전시관, 수상분수대 규모 확대, 빛을 소재로 야간관광명소 개발 등의 아이디어를 모아 지역활성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과장은 충북도의 예산 형편을 감안해 중앙정부로부터 청남대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강력 요청하는 한편 도에서 매입시 국고지원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중앙정부에서는 매입을 검토하고 있고 5년 분할상환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방일정은 구체적으로 4월 개방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단계, 내년 1월부터 2단계로 잡고 있다.

“공영개발원칙 지키자”
이어 허석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남대 개방과 사회적 갈등의 조정’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청남대 개방에 따른 지역 활용방안에 어떤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것인가. 환경보전과 지역의 상징성 확보,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함께 이룰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우선 음식점이나 낚시터, 유람선 등은 허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수질보전이 가장 큰 개발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보존돼온 수려한 자연경관을 해치는 숙박업소나 별장의 건축도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청남대 일대 개발은 공영개발의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환경운동단체와 시민, 지역주민의 합의된 의견이 수렴되고 그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교수는 공영개발 방식이 주민들의 소득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공영개발에 주민 참여를 보장, 나중에 발생하는 이익의 배분에도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리고 청남대를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징공간으로 가꾸는 문제와 관련해 그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지역은 전국 곳곳에 있다. 그런데 민주화단체에서 요구하는 민주화기념관은 청남대를 만든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민주화를 가장 심하게 탄압한 인물임을 고려해 상징성을 띨 수 있을 것이다. 또 청남대 구역의 일정 부분을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여 컨벤션센터 등을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취수탑 이전·오수정화시설도 확대
박호표 청주대 관광학부 교수는 ‘청남대 활용을 통한 문의지역 관광명소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교수는 역대 대통령 별장이 어떻게 활용됐는가를 조사했는데 충남 아산 도고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별장은 민간인이 소유해 찜질방과 사우나 시설을 도입하고, 화진포 주위의 이승만·김일성·이기붕 별장은 고성군에서 역사안보전시관으로 꾸몄다는 것이다. 또 진해 현동의 해군부대안에 있는 이승만 별장은 경남에서 도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는 것.
그래서 기존 별장이 대통령을 소재로 한 테마형 개발 사례가 없으므로 청남대는 이를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박교수 말이다. “청남대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차별적 요인을 발굴·도입하고, 친환경적인 보존과 개발에 힘쓰며, 문의면을 중심으로 하여 청남대 일원을 개발여건에 따라 특성화하고 이에 따른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시급하다. 이것이 관광명소화하는데 있어 기본방향이다.”
이어 그는 청남대 주변을 대통령 소재 기념공원과 야생식물공원 등 기존의 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존전시공간, 청남대 진입로 주변에서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는 휴식산책공간, 문의면 일대를 가칭 대통령마을로 지정하고 주민소득에 도움을 주는 휴양위락공간 등 세 구역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관광명소화를 위한 문의지역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취수탑 이전, 상수원보호구역내 오수정화시설 확대, 문의면 일대 도로체계정비, 환경정비구역 지역을 통한 행위제한 완화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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