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아흔 하나.

어제서야 책들을 거의 비웠습니다.
몇 권은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나중에 찾아오면 주겠다고 남겨두었고
책꽂이는 휑하니 비었는데
신학서적을 내 주고 났을 때에는
가슴 한 쪽이 잘려나간 듯한 아릿함을 느꼈지만
아쉬움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또 나는 내게 주어진,
아니 내 앞에 열려 있는 내 길을
그만큼 가볍게 갈 수 있다는 홀가분함으로
오늘 아침을 맞이합니다.

교회라는 구조를 생각하면
답답해지는 가슴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목사로서의 길보다는
그저 훌훌 털고 길을 나선 나그네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에
그리고 목사의 길은
그 나그네로서의 길 안에 있음을 알기에
선뜻 이 길로 들어서서 걸음을 내딛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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