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여든 다섯.

사람이 사는 마당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은
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이야 모르지 않지만
어제 남일면 고은리 분터골이라는 조그마한 산골짝에서
쉰 일곱 해 전에 일어났다는 그 사건은
무고한 젊은이들의 생떼 같은 목숨이
천 여 명이나 무참하게 학살되었다는 것,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그 일이
버젓이 멀쩡한 대낮에
그것도 며칠이나 두고 거듭해서 벌어졌으며
게다가 그런 일이 이 땅의 곳곳에서 일어났다는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았지만
엄연한 과거의 사실을 되새기는 어제의 위령제는
아픔이고 슬픔이고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그 모든 일들을 어찌 가닥잡아 정리해야 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제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기는 한 셈인데
우리 겨레에게는 아직도
그렇게 과거부터 엉킨 매듭을 풀 일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

쉽지 않지만 반드시 풀고 가지 않으면 안 될 일 앞에서 정직해지는 것,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일일 터,
굳이 민간인학살이라는 형태의 비극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있어서도
풀어야 할 매듭이 있을 때는 정직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어제 하루였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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