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여든 넷.

오늘은 우리 지역에서 육이오 때 일어난 민간인 학살
이른바 '보도연맹' 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가 있는 날입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우리 지역을 지나는 것을 불씨로 하여
우리 지역의 시민과 지자체, 그리고 언론사까지 함께 하는
위령제를 준비하는 동안 내 가슴은 내내 두근거렸습니다.

그 동안 관념으로만 머리 속을 맴돌던 부활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까닭,
이미 하늘이 긴 세월의 한(恨)을 드러내기라도 하는 듯
두어 차례 한낮인데도 깜깜하게 구름이 드리운 채
우레와 번개로 소리치고 빛을 토하며 비를 뿌리는 일이 있었고
지난밤은 설레임으로 잠까지 설쳤지만
아침은 상쾌하게 맞이했습니다.

오늘 보아야 할 것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게 해 달라고
참 모처럼만에 하느님 이름을 부르며 두 손을 모으는데
흐린 하늘과 드리운 안개까지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거룩한 날이 열리는 하루의 시작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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