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제천교육장 유아교육 비하 발언 ‘파장’

최성택 제천교육장이 한 고등학교가 개최한 학부모 강연에서 유아 교육을 비하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 교육장은 지난 13일 제천지역 모 고등학교 강연에 참석해 “유치원은 필요 없다”, “아이들은 그저 잘 뛰어 놀면 된다”, “유치원에서 무슨 공부(교육)를 시키나?”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유아 교육 무용론을 강변했다는 것이다.
당시 강연에 참석했던 한 학부모는 “유아 교육과 관련된 최 교육장의 발언 중에는 유치원 공교육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의 시대적 요청과는 다소 배치되는 내용도 있었다”며 “유치원 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교육의 수장인 교육장이 유아 교육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 교육장이 연루된 일련의 발언들이 지역 교육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자 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는 학교장 성추행 파문, 교사 인사 파동 등에 이어 잇따라 일고 있는 교육 악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 교육장의 자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학부모 등이 최 교육장의 발언 중 극히 부분적인 내용만을 거론하며 실제 의도와 본질을 왜곡하려 한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문제의 고교 강연에 이어 오후에 교육청에서 열린 유치원 관계자 교육까지 모두 참석했다는 또 다른 학부모는 “문맥을 종합할 때 최 교육장의 발언 의도는 유치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교육 프로그램 중 영어, 수학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을 걱정하고 유치원생들에게 과도하게 부여되고 있는 공부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학부모는 “실제로 우리의 유아 교육 현실은 지나친 경쟁 의식을 부추기는 경향이 매우 강한 게 사실 아니냐”며 “최 교육감의 발언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이었다”고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최 교육장 발언에 따른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최 교육장은 “강연에서 우리 사회 일각의 지나친 교육열이 자칫 유아 교육 본래의 목적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가 의도적으로 유아 교육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최 교육장은 “당시 참석자들에게 『한국의 여훈』이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어릴 적부터 지나치게 경쟁 의식을 부추기는 듯한 일각의 그릇된 교육 인식을 조목조목 비판한 게 사실이다. 또 서울 강남 등지에서는 아이들이 피아노를 잘 치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강제로 이완시키는가 하면, 영어 발음을 개선한다는 명목 아래 발음 기관 일부를 훼손하기까지 하는 등 심각한 아동 학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 교육이 이 같은 잘못된 현실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최 교육장은 “이유야 어찌 됐든 내 발언이 유아 교육 종사자와 학부모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하다”고 거듭 유감을 표하면서 “지역 교육을 책임진 일선 교육장으로서 학부모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니만큼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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