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일흔 다섯.

내가 서 있는 자리나 직함, 또는 지위가
내 의도나 행위와는 상관없이 부끄러울 때가 있는데
그건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을 일으키는 문제의 덩어리가 너무 클 때에는
나서서 무엇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가만히 두는 게 낫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비겁하다는 비판을 들을 소지가 없지 않지만
그냥 두어도 문제가 해소되거나
아니면 그 소속된 집단이 곧 무너질 전조(前兆)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그럴 때 덤비면 새로움은 싹도 못 틔우고
그저 덤빈 사람만 다치게 되고
문제가 해소되거나 집단이 무너졌을 때
새로운 대안도 찾지 못해 다시 갈팡질팡하는
문제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을
살면서 많이 보아온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그럴 때에는
그저 가만히 새 싹을 틔울 씨앗을 준비하는 것
그러다가 새 봄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그 씨앗을 뿌리는 것,
겨울이 깊다가 마침내 봄이 왔고
겨우내 잠든 듯 보이던 씨앗이며
꽃눈이나 잎눈이 우우 소리를 지르며 일어서고 있는 것을
지금 내가 보고 있는데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터집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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