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난계국악단 해촉단원들, 13일 기자회견

충북영동난계국악단의 해촉단원들이 지난 13일 청주예술의전당 지하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일에는 영동에서 도 한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말 영동군이 주최한 2007년 정기평정에서는 18명의 단원 중 8명인 절반에 가까운 단원들이 해촉되는 전례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례에 근거해 기준점수(60점 만점에 40점)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이날 해촉단원들은 “단 한번의 실기평정으로 경고나 재평정의 기회도 없이 해촉하는 것은 부당하다. 일방적으로 제정된 조례에 근거한 해촉은 행정편의적 조치일뿐 아니라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이번 심사의 불공정성에 대한 주장은 다음과 같다. △실기평정외에 근무평정점수를 합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기평정만으로 점수를 매긴 점 △현재 노조-비노조간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오디션을 본 점 △비공개 오디션임에도 실기자와 심사위원, 군관계자와 대화가 오간 점 △심사위원들의 세부 평가항목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점 등이다.

특히 “해촉경위를 보면 2004년 최초 실기평정으로 발단된 단원들의 노조 결성 및 성추행 사건 등에 대한 입장차이 등이 법적문제로 비화되면서 해결되지 않자, 실기평정을 해촉의 도구로 삼은 보복성 조캇라고 강조했다.

한 해촉단원은 “40점 이하 점수가 나왔던 것이 이해가 안돼 심사위원들의 평가기준항목을 요구했지만 군에 세부항목기준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더구나 각 파트별로 1명씩만을 정확히 남겨두고 해촉했다는 것은 의도적인 조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절대평가인지 상대평가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실기평정이 일부 단원을 퇴출시키기 위한 제도로 악용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악인 조동언씨는 “실기평정의 취지는 연주자들의 나태함과 연주실력의 질적 저하를 막는 등 연주향상을 위해 하는 것이 근본 목적인데 오히려 단원들의 살생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다른지역에서도 이처럼 무더기로 해촉된 예가 없다. 또한 해촉되더라도 경고조치나 재평정을 통해 다시 복귀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동군은 “오디션 과정은 공정했으며 조례에 근거해 점수에 미달한 단원을 해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해촉단원들은 현재 해촉가처분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준비중이다. 이들은 “조례에는 상근단원의 정년은 만 57세로 한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영동군은 16일 신입단원 공고를 낼 계획이었으나, 한차례 공고가 늦춰질 예정이다. 또한 군은 해촉단원들에게 신입단원 공채시 같이 응시하라고 회유하고 있다. 이에 해촉단원들은 “공정한 오디션이 펼쳐진다고 믿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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