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동 요가교실 운영,롤러스케이트장 확대 논란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청주 유일의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에 요가교실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지자 청주지역은 물론 도내 인라인 동호인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청주시 인라인스케이팅 연합회 최홍석 회장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 요가교실이 운영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1만여 인라인 동호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다”라며 청주시시설공단의 결정을 비난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요가가 연일 인기 상종가다.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생활의 여유를 찾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요가를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유명연예인들의 요가예찬까지 이어져 여성의 필수운동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러한 요가 열풍에 청주시도 예외는 아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에도 요가교실은 필수과목이다. 이것도 모자라 시청, 상당구청, 흥덕구청도 각각 요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요가열풍에 된서리를 맞은 인라인 동호회 회원들은 연일 청주시청 시민참여 게시판을 통해 성토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동호인 안창석 씨는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요가교실을 운영한다는 것은 횡당보도가 한산하다고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과 다를 바 없다. 스케이트장으로 정해진 곳에서 요가를 한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며 분개했고, 동호인 김진희 씨(34·주부)는 “이제 막 인라인에 재미를 붙여 고가의 레이싱스케이트도 구입했다. 아이를 유치원 보내고 오전 시간을 활용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야 하는데 그 시간에 요가를 하면 인라인 스케이트는 어디서 타느냐. 주부클럽 회원들은 황당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시설관리공단 ‘경영난’ 호소
청주롤러스케이트장을 관리하고 있는 청주시시설관리공단 남요섭 팀장은 “지난해 10월 청주시로부터 이관받은 롤러스케이트장의 경우 지난해 6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관리인력도 확충해야 하고 시설개선도 해야 하는데 현재 경영구조에서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 동호인들은 롤러스케이트를 위한 시설이라고 하지만 체육경기 외에 지역의 행사에도 대관을 해주는 다목적 시설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50명 내외의 동호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원의 입장료를 받아서 시설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일부 시간을 이용해 요가교실을 운영함으로써 공공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을 개선하려는 의지에서 계획한 사업이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에도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인들의 반발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동호인들의 주장은 청주 롤러스케이트장이 실내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과 시설관리공단에서 요가교실 운영시간으로 정한 오전 시간은 청주시생활체육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주부 인라인 교실’과도 겹친다는 것이다. 인라인스케이팅 연합회 최홍석 회장은 “5년간 운영해온 인라인 교실을 하지 말라는 말이냐. 또한 요가를 마땅히 할 곳이 없다면 모르지만 이미 많은 곳에서 요가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굳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요가교실을 운영하려고 하는 이유를 이해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상당구 6개 동, 흥덕구 13개 동 주민자치센터 문화교실을 통해 요가교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1300여명의 주민들이 문화교실을 통해 요가를 배우고 있다. 또한 시청지하실, 상당구청, 흥덕구청, 남궁유도회관 등의 공공시설에서도 요가교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청주실내수영장에서도 곧 요가교실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인라인 동호인들의 불만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청주시설관리공단 측은 동호인들의 반발에 한발 물러선 상태다. 남 팀장은 “당초 2시간씩 1일 2회 운영하려고 했지만 동호인들의 반발로 1시간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동호인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수강생모집도 보류해 놓은 상태다. 시설관리공단의 이익과는 무관하다. 좀 더 합리적인 시설 운영을 찾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설관리공단측은 여전히 요가교실 운영에 강한 의지를 밝혀 인라인 동호인들과의 마찰은 지속될 전망된다.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5일부터 월 1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었다.

한편 한 동호인은 “요가교실 운영을 확대하는 것이 특정 요가인이 청주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밀어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동호인은 또 “청주시가 강사료를 제공하는 주민자치센터 요가교실 강사의 80% 이상이 한 요가협회 출신들로 구성됐는데 이는 협회장 K씨의 힘이 작용했다는 증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K협회장은 "주민자치센터 요가강사 중 협회와 관련있는 강사는 7명 정도다. 인라인동호회에서 말하는 80%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회장,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요가 인연

인라인 동호인이 청주시의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한 요가협회 K회장이 한대수 전 청주시장(현 한나라당충북도당위원장)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한대수 전 시장은 10년 전 충청북도 행정부지사로 근무하던 시절 허리가 아파 고생했었다. 한 전 시장은 “당시 허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병원도 다니고 침도 맞아봤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그 때 K씨를 통해 요가를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전 시장은 1주일에 1회, 2주일에 1회씩 K씨에게 요가요법을 통해 허리를 치료하게 됐고 수개월 후 허리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도 요가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중증이었다면 요가에 의한 치료가 어려웠겠지만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요가라는 것이 꾸준히 해주면 효과가 있다. 지금도 몸이 좋지 않을 때면 그 때 기억을 살려 요가동작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장이 된 한 위원장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요가를 전파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청주시장 시절 무료요가강습을 실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지금도 요가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한 전 시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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