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수련원, 학교장 금품상납 ‘의혹’, 교사 특별대우 원해
저렴한 공공수련시설 “불편해서 싫다” 학부모 부담만 늘어

새 학기를 맞아 도내 일선학교 대부분이 학생수련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수련활동의 본 취지와는 달리 수련원 선택이 편리함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도교육청이 관리하는 수련원이나 시도에서 운영하는 공공수련기관은 해마다 수련생들이 감소하는 반면 최신시설을 갖춘 민간사설수련원 이용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편리함만 추구하는 교사와 학생들로 인해 수련활동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사진은 해양수련활동 중인 충남 보령 임해 수련원.
또한 민간수련시설의 경우 공공시설보다 가격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민간수련원들이 학교를 연결해준 영업사원들에게 상당액의 알선비를 제공하고 이들 영업사원들은 알선비 가운데 일부를 학교장에게 제공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년간 도내 모 민간수련시설에서 수련원생 모집 업무를 했다는 K씨는 “수련활동이 집중되는 1학기 중에는 학생수 1인당 9000원선에서 알선비가 지급되고 2학기에는 1만 2000원의 알선비를 업체로부터 받는다. 수련원별로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8000원에서 많게는 1만 3000원 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목표된 인원수를 채우면 더 많은 알선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영업사원은 대부분 한 수련원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소개시켜줄 때마다 알선비를 제공받는 형태로 몇 개의 수련원과 동시에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운위 관계자는 “민간수련원을 이용할 경우 수련원 측에서 교사들에게도 수련일정 당일 식사와 술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학운위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쟁 입찰하는 것도 아니고 대개의 경우 학교장이 추천하면 학운위도 학교장에 일임하는 것이 실태다”말했다.

도교육청 산하의 충청북도학생종합수련원 관계자는 “수련활동의 근본 취지는 야영생활을 통해 일정한 규칙 속에 함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방법을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진천야영시설은 학생들이 직접 식사를 준비하고 텐트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칙으로 시작했지만 수련생 모집이 되지 않아 몇 해 전부터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자주 접할 수 없는 텐트 생활을 즐거워한다. 교사들이 꺼려하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충북학생종합수련원 진천야영장은 식대 2500원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도 연간 1만 2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2005년 7900여명, 지난해 5500여명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이 밖에도 충북도가 운영하는 자연학습원을 비롯, 각 시군이 운영하는 수련원들도 점차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진천야영장 관계자는 “진천야영장 이용 학교는 대부분 참가인원이 100명 미만인 소규모 학교다. 민간수련원들이 성수기에는 번거로움을 이유로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소규모 학교들은 찬반신세가 되기 일쑤다. 이 밖에도 학교장이 야영생활에 대한 의지가 있는 학교가 이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진천야영장으로 결정한 충주 예성여중 정호영 교장은 “요즘 아이들이 부모님의 호주머니 사정은 생각않고 편하고 지역을 벗어나 먼 곳으로 가는 것을 선호한다. 야영장의 경우 식사를 직접할 경우 교통비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학부모의 부담이 적다. 또한 텐트에서 함께 합숙하고 밥도 스스로 해먹으며 자연을 벗 삼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이 바람직한 수련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성여중의 경우 식사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식사를 사먹더라도 교통비 1만2000원 포함해 총 2만 7천원의 경비가 학생들에게 부담된다. 하지만 학교에 영업을 나온 A수련원의 경우 6만2000원이 비용이 요구된다는 것이 정 교장의 설명이다.

충청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월 20일 현재, 야영수련활동에 참가한 도내 학생수는 8만 20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충북학생종합수련원을 비롯해 학생야영장을 이용한 수는 1만 5696명(19.1%)에 그쳤고, 공공수련시설 1만4705명(17,9%)인 반면, 민간수련시설을 이용한 수는 4만8996명으로 59.7%에 달했다.

민간수련원 관계자 K씨는 “영업사원이 알선료로 챙기는 돈을 모두 가져가지는 않는다. 300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1800만원의 경비가 지출되는 일선학교에서는 비교적 큰 행사다보니 이래저래 돈이 든다. 내가 근무한 곳의 경우 9000원의 알선료 중 3000원은 학교장에게 사례비로 제공한다. 학생수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이 넘는 돈이 제공되기도 한다. 학생수 감소로 수련인원이 점차 줄고 있어 민간수련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는 또 “교사들도 문제다. 교사들은 특별대우를 원한다. 수련원에 따라서는 식단도 아이들과 교사를 구분한다. 물론 식당도 별도로 사용한다. 첫째 날 밤에는 수련원 측에서 술자리를 제공한다. 그 비용도 수십만원에 이른다. 이틀째는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접대하기 위해 수련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련활동 후 저녁시간대 학생관리도 신참교사 몇 명만이 잠깐 잠깐 들를 뿐 수련원 일정은 모두 수련원 소속 조교들에게 맡긴다. 아이들을 위한 수련활동이 아니라 접대를 받으며 편하게 쉬다오기 위한 교사들의 휴가여행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K씨에 따르면 영업사원을 통하지 않고 학교와 직접 계약을 하는 경우에도 학교장에 대한 사례비는 제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운위 관계자는 “야영수련활동은 특별활동 중 행사활동의 하나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말도 많고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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