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첫째주 목요일 예술의전당 무료 공연 시민들 전석매진 호응
당초 예산보다 대폭 삭감…날짜 맞추기 위해 타이틀만 바꾸기도

아트페스티벌 공연은 올해 단 한 개, 기획공연 부재 드러나

‘매달 첫째주 목요일 저녁이 행복하다’는 테마를 내 건 ‘예술도시 1번지’공연. 지난 3월 1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족단위 관람객들부터 황혼의 부부들까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우암동에 사는 김영자(65)씨는 “동사무소 노인클럽에서 단체 관람을 왔다”며 “시민들에게 무료로 좋은 공연 보여주니 참 좋다”고 말했다.

예술도시 1번지는 청주시 문화예술체육회관(관장 신왕섭)이 공연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한 야심찬 프로그램이다. 공연료가 무료일뿐만이라 수준 높은 출연진과 완성도를 자랑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올 1월 시립교향악단 ‘Brand New’, 2월 시립국악단 ‘겨울날의 상생’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세 번째 주자는 청주시립무용단. 이날 청주시립무용단은 ‘Elegance &Passion’을 주제로 CJB 청주방송 국악한마당 진행자인 이수연씨의 해설과 화려하고 역동적인 전통춤들로 무대를 짰다. 시립무용단이 보유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 시립무용단 검무 공연
예술도시 1번지의 성격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올해부터 벌이고 있는 ‘천원의 행복’과 유사하다. 이는 이름 그대로 ‘천원’을 내고, 다양한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 이러한 컨셉은 예술을 접하기 힘들었던 ‘대중’에게 확실히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청주 예술도시 1번지도 전적으로 대중의 코드에 맞춰져 있다. 해설이 꼭 있어야 한다거나, 무료공연, 그리고 레파토리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그 예다. 문화예술체육회관 관계자는 “청주시립예술단 4개 단체인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국악단의 엄선된 공연외에 국내 유명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클래식, 합창, 무용, 국악, 뮤지컬등 장르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4, 5월에는 청주시립합창단 ‘청주의 노러,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6월에는 청주시립국악단의 ‘온겨례 한노러 공연이 열릴 계획이라는 것.

이러한 예술도시 1번지 공연은 청주시 문화예술체육회관 홈페이지(www.cjac.or.kr)와 전화(279-4664, 4696)로 신청, 또는 시내 지정 홍보처에서 초대권을 받으면 된다. 시 관계자는 “복지단체에서 미리 예매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를 신청하고, 추첨을 통해 관람권을 배부한다.

오히려 공연 성격 불분명해
예술도시 1번지나 천원의 행복등 이러한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데는 참신한 기획력에 있다. 몇해전에는 오전 11시에 공연해 고정관념을 깼던 일명 ‘브런치 콘서트’가 인기를 끌었다. 문화기획자들은 “문화적인 욕구를 끌어내는 것이 기획자의 몫이라면, 이러한 것들을 수용할만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지자체의 공공서비스 영역에는 문화가 마땅히 포함돼야 한다는 것. 그러나 예술도시 1번지 사업을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당초 남상우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3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지만, 현재는 4000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지난 연말 시의회가 문화예술체육회관의 자립성을 문제삼아 예산을 삭감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예술도시 1번지 공연이 매달 첫째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원래 잡혀있던 공연이 날짜에 끼워 맞춰지기도 한다. 가령 5월 공연될 ‘사운도 오브 뮤직’공연의 경우 문화예술체육회관의 유일무이한 기획공연이지만, 예술도시 1번지의 타이틀도 함께 붙는다. 따지고 보면 속은 시립예술단의 정기공연, 특별공연이지만, 대중을 위한 포장지를 씌워 예술도시 1번지가 되는 셈이다.

이에 지역의 한 문화계 종사자는 “예술단은 정기공연의 횟수를 보고, 전통과 역량을 가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중적인 공연과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정기연주회 등은 분리돼야 한다. 무조건 대중만을 맞추다보니 오히려 공연이 제 성격을 잃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공연에 앞서 자치단체장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전근대적이라는 비판도 들린다.

그러나 역시 적은 예산이 기획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 2005과 2006년 청주예술의전당은 아트페스티벌로 그나마 공연과 교육프로그램이 풍성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예산삭감으로 단 한 개의 공연만을 올리게 됐다.


아트페스티벌, 진천도 두개나 올리는데…
아트페스티벌은 문예회관 특별프로그램으로 수준높은 공연과 전시, 다양한 문화교육프로그램을 선별해 이른바 ‘아트 마켓’을 운영, 각 지방문예회관들이 프로그램을 사오는 형태였다. 이 사업은 문화관광부·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공동 주관하고 복권기금을 지원받는다. 따라서 공연의 경우 총 예산의 60%를, 교육은 100% 지원을 받는다.

2005년부터 실시된 아트페스티벌은 기획력이 떨어지는 전국의 많은 문예회관들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았다. 청주도 2005년과 2006년 각각 10개의 프로그램을 신청해 그 양을 자랑했다. 실제 소요예산은 한해에 8000만원이었다. 시민들은 지젤, 공명, 베르테르의 슬픔 등 값비싼 뮤지컬, 발레공연등을 저렴한 값에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7월 26일 열리는 김덕수의 다이나믹 코리아 공연이 유일한 아트페스티벌 프로그램이다. 예산은 2300만원. 올해는 처음으로 제천시 문화회관이‘꿈에 본 내고향’을 아트마켓 프로그램으로 신청했고, 또한 진천군 화랑관은 ‘억척어멈과 그의’, ‘김종욱 찾기’ 등 두 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려 눈길을 끈다.

올해 시립예술단의 총 공연예산은 2억 6400만원이다. 여기에 기획공연 예산은 사운드 오브 뮤직공연 7000만원과 아트페스티벌 1회 2300만원이 전부다. 이외에 찾아가는 공연 1억 4000만원, 교류공연 1400만원, 어린이문화체험교실 1000만원등의 예산이 세워졌다.

결론적으로 문화예술체육회관의 자체 기획공연 예산은 1억원도 채 안된다. 예술단 공연외에 별도의 문화예술체육회관 기획공연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과제인데 예산을 보면 이러한 시도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체육회관의 민간화를 시도한 다른 지자체와 공연 기획의 질과 양적 변화를 엄밀히 비교해봐야 할 때다. 언제까지 문화예술체육회관이 예술의 전당 대관사업에만 만족해 할 것이지 깜깜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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