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년 동안 마을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보호수가 강풍에 쓰러져 마을 주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주민들에 따르면 400여년 전부터 마을의 상징이자 얼굴 역할을 해 오던 높이 55m, 둘레 6m의 전나무가 지난 5일 오전 6시40분께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마을의 역사이자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이 전나무는 불과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마을에서 봄 가을로 매년 두차례씩 마을의 안녕과 평화,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올리던 나무다.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부모가 이 나무를 찾아 공을 드리면 자녀를 얻을 수 있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오는 나무여서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영험한 나무로 신성시 해왔다.

영동군도 이 나무의 역사성 등을 고려, 군 호보수로 지정해 나무에 발생한 동공을 메꾸는 등 수차례의 외과수술을 하며 관리해 왔다.

그러나 지난 5일 강풍에 이 나무가 세동강 나며 쓰러져 마을 주민들이 비통해 하고 있다.

다행히 나무가 쓰러질 때는 인근 주택의 마당 쪽으로 쓰러져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쓰러진 나무에 마을 주민들이 고사를 지내기는 했지만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마을 이장은 “벌써 400년 이상을 마을을 지켜주던 나무가 쓰러져 마을의 모습이 통째로 바뀐 것처럼 허전하고 안타깝다”며 “마을 주민 모두 혹시 액운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400여년된 마을의 상징목이 쓰러져 주민들의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라며 “어차피 복원은 힘든 만큼 쓰러진 나무를 활용해 상징물을 제작.설치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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