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쉰 다섯.

종교가 제 구실을 할 때에는 신의 뜻이
종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그것을 말하는 사람 또한 종교 안에서 나와
그 자리에서 말을 합니다.

종교가 제 노릇을 못할 때에는
신의 뜻을 종교 안에서 찾을 수 없고
그 뜻을 말하는 사람 또한 종교 안에서는
배겨낼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언제나
종교 안에서 신의 뜻을 찾으려고만 하는데
못쓰게 된 종교 안에서 신의 뜻에 목마른 사람들은
갈증 때문에 썩은 물을 그만큼 많이 마시게 되고
그래서 끊임없는 배탈을 앓을 수밖에 없습니다.

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교회나 절에 나가는 이들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거길 가서 그걸 듣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엊그제 누군가에게 그 생각을 말했더니
그가 대뜸 받아서 말했습니다.

신앙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사귐 때문이라고
지금 종교의 역할이 그 정도밖에 뭐가 있느냐고
간단하게 내 뒤통수를 후려쳤는데
상쾌했습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설교나 설법을 한다고 하는 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씁쓸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는데
신의 뜻이 비웃음 당하고 있는 현장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분명한 신의 뜻이 있으니 거기서 힘을 얻어
또 내 길을 갈 참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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