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읍·면과 경기 지역 연합 대응 모색

“음성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운동이 자칫 님비현상으로 인한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질까 걱정입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권오귀 갑산리 대책위원장은 “사실 방송사와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까지 거절해 왔다”면서 “그동안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운동에 대한 마을의 입장을 정리해 명분 있게 대책위원회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이 업체 관계자들보다 지식이 없다보니까 그동안 대응책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터넷상에 떠도는 산업폐기물 관련 내용을 모으고 갑산리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마을이 또 있나 알아보는 등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 라고 말했다.

1월말 뜻밖에 갑산리 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권오귀씨는 이번 일에 각오가 남다르다. 권 위원장은 이 마을에서는 추진력과 뚝심 세기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권 위원장은 에이치에스산업에서 추진 중인 음성산업폐기물 매립장이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들어오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

얼마 전 마을 이장을 포함한 임원 8명이 일본 아오모리현을 다녀왔다. 이곳에 설치된 산업폐기물 매립장에 대해 알아봤다고 한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포함한 모든 건물과 시설을 지을 때 내진 설계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은 일본과 사정이 달라서 견고한 시설과 주민감시체제를 갖추지 않고 운영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해당 마을뿐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도 민감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주민들을 속여가며 추진하는 에이치에스산업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권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면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을 뒤로 치밀하게 추진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동작전을 펴고 있는 에이치에스산업측에 맞대응하기 위해 권 위원장은 한강수계 상수원을 보호해야한다는 대응책을 내놓았다. 권 위원장은 “음성군이 지형적으로 군의 서남쪽은 금강수계 지역이고 동남쪽은 한강수계 지역이다. 소이면 갑산리는 한강수계 상수원에 속한다”면서 “그동안 청정지역을 유지해 왔던 갑산리는 앞으로도 계속 보호돼야할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적인 분포를 봐도 산업시설이 있는 곳은 대개가 금강수계지역에 있고, 음성지역도 금왕, 맹동, 대소 등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는 반면 소이면은 현대중공업 외에는 큰 산업시설이 없다.
갑산리에서 흘러나가는 물은 한내천으로 가고 충주 달천을 거쳐서 조정지 댐을 통과해서 다시 남한강으로 흘러간다.

갑산리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와 얼마 전 제천 폐기물매립장과 같이 붕괴사고가 나서 폐수가 흘러나간다면 결국 어디로 가겠는가?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으로 흘러가게 된다.

권 위원장은“딴 마을은 되고 우리 마을은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음성군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수박, 고추 등과 더불어 새로운 전략 농산물인 인삼을 연구하기 위해 인삼약초연구소가 소이면에 들어선다”면서 “한강수계와 음성군의 농산물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대외적인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갑산리 대책위원회는 “소이면뿐 아니라 괴산군 불정면, 소수면과 충주시 주덕읍 등과 연합해 광범위하게 이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충주시와 경기도 이천시, 여주시, 서울까지도 홍보해 공조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남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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