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 현직교사 인터넷글 논란 증폭

제천과 단양지역 현직 교사들의 잇단 '쓴소리'에 지역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지난 16일 단양 모 중학교 교사가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에 '쏘가리'라는 필명으로 '애단양가(哀丹陽歌)'란 제목의 다소 노골적인 장문의 비난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24일에는 제천의 한 현직교사가 제천시청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제천 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올려 또다시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다.

시조 형태의 '애단양가'에는 단양군 장학회와 단양군수를 비방하는 내용은 물론 입시지도 요구와 관련, 학교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학생지도, 교사 접대와 관련해 학부모들을 비방하는 내용도 있고, 단양 지역과 단양 교육계를 싸잡아 비하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논란이 일자 이 지역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 등 학부모 단체들은 단양고교와 단양교육청에 게시자 확인을 요구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경찰에 사이버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었다.

충북도교육청 등은 25일 문제의 글을 쓴 사람은 단양 모 중학교 A교사라고 뒤늦게 밝혔지만 학부모 단체 등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이 지역 학운위 관계자는 "교사로서의 양심과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제자와 학부모, 지역을 심각하게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글"이라며 "단양 지역과 교육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인 만큼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 교육청 등은 학부모 대표들과 지역여론 등을 고려해 공개사과 요구 등 사후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제천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은 A교사는 "제천 시장과 제천 지역구 국회의원, 제천교육위원은 하드웨어적인 교육 인프라에는 관심이 있을지 몰라도 소프트웨어적인 교육 인프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지역 지도층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교장과 교사가 선택하는 제천이 돼야지, 선택 당해서 오는 제천이 된다면 제천 교육은 없다"며 신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 배치율이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A교사는 이어 "제천 교육의 발전을 위해 범시민과 학교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압력·협의단체를 제천시는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구성하라"고 시에 요구하고 "제천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시장은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제 우리 집도 제천을 떠나려 한다"며 "그 이유는 교육"이라고 일갈하며 글을 맺었다.

지역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현직 교사들의 잇단 성토는 그동안 곪아온 지역 교육 현실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자성과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형사적 대응 등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지역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