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는 5일 안재헌 행정부지사의 차관 입각으로 공석이 된 행정부지사 후임에 행정자치부 김영호 행정관리국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54년생, 만 49세다. 우리네 나이로 치면 50세지만 통상 40대가 갖는 의미는 크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첫 내각 인사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해군수를 지낸 44세 김두관씨가 정부 조직과 지방을 관장하는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됐는가하면 서열을 중시하는 법무부 장관에 민변 부회장인 여변호사 강금실씨를 임명하고 문화부장관에 영화감독 이창동씨를 임명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연령과 서열 및 성(性) 파괴 양상을 보였다. 기존 인사 관행으로는 상상키 어려운 인사다.
이로 인해 각 부처에는 서열 파괴 바람을 비롯한 변화의 파고가 높게 일고 있다고 한다.
이창동 문화부장관(49)은 첫 출근에 자신의 밴 승용차를 직접 몰고 모시러 온 국장을 옆자리에 태워 나타났다. 이들 40대 장관들로 인해 비쳐지는 파격은 일부 부처의 경우 ‘파괴’로 까지 규정한다고 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변화와 개혁을 예고하는 것이다. 김두관 장관에게는 ‘지방의 눈’으로 중앙의 행정기능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일을 맡기겠다는 의미이고 강금실 장관에게는 법무부와 검찰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노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격성 자체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기존 인사 관행을 타파하여 사람 또는 세력 교체를 이끌어 내겠다는 뜻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대세 앞에 이원종도지사는 자신의 민선 2기를 뒷받침할 행정부지사에 40대를 발탁함으로써 새정부의 분위기에 호응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새정부 분위기에 맞고 중앙과 연계시킬 수 있는 인물로 후임자 인선 기준을 제시했었다. 이 지사는 내부 인사 발탁 가능성 등 대상이 되는 5-6명을 두고 고민을 했다고 했지만 김영호 국장의 발탁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답이 너무도 분명했던 것이다.
김영호 내정자의 인선이 갖는 의미는 이로써 분명해지고 있다. 도정 변화와 개혁이 그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이 지사의 재선 이후 청주 도심에 입점한 까르프 청주점에 대한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후유증과 밀레니엄 타운 내 대중 골프장 문제 등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시민사회 단체와의 갈등 등 다소 흐트러지고 이완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라는 점이다. 아울러 새정부의 지방분권 정책 및 행정수도의 충청권이전 공약 등으로 지역 발전의 획기적 호기를 맞아 역동적으로 일할 일꾼의 필요성이다.
충북은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이 충북으로 이뤄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발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계기를 맞고 있다. 첨단 IT 및 BT 산업을 위한 기반 여건을 준비해 놓음으로써 타 지역보다 산업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아야 한다. 충북의 입장에서 향후 4, 5년은 지역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완숙한 행정의 달인 이원종 지사와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어디든 튈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40대 행정부지사의 환상 플레이를 기대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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