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모습을 드러낼까.”
제천출신으로 5공화국과 6공화국, 그리고 문민정부의 YS정권 초기에 중용되며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우리나라 정치권의 실세로 활동을 했던 이춘구 전 의원이 새삼 일반인의 뇌리에 다시 떠오르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전 의원은 YS정권 초기 홀연히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10년 가까이 공식석상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낸 적이 없으며 나아가 어떠한 언론매체와도 인터뷰를 하지 않는 등 철저한 ‘야인’의 생활을 견지, “역시 칼같은 면모의 대단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이 전 의원이 충북대학교 병원(이사장 신방웅 충북대 총장)이 감사패를 증정하겠다며 참석을 요청한 지난달 26일의 2002학년도 충북대 전기 학위수여식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새삼 그의 존재와 그가 스스로 한 약속에 사생결단식 엄숙함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철저한 처신이 화제를 낳고 있는 것.
충북대는 학위수여식 전날인 2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북도민의 숙원인 충북대 병원 설립은 물론 응급의료센터 시설 사업비 확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홍재형 민주당 의원(청주 상당구)과 이춘구 전 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끝내 이 전 의원이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병원측은 “이 전 의원은 10여년전 병원설립 초창기에 큰 도움을 준 분으로 병원측에서는 그 고마움에 감사패를 일찍이 전달하려 했지만 본인의 강력한 고사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힌 뒤 “충북대와 충북대병원측으로선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만은 보은을 하고 싶었는데 또다시 성사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홍재형 의원은 당초 학위수여식에 참석키로 돼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현안으로 그 역시 참석하지 못함으로써 충북대 병원측은 당사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감사패 증정식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꽃동네 후임회장, 내정자 고사로 보류돼
꽃동네 오웅진신부의 회장직 영구사임으로 후임자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영구’ 사임이란 조건이 붙었지만 오신부가 수도사제로 꽃동네에 머물 경우 후임 회장이 제대로 책임권한을 발휘할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측은 꽃동네 후임회장으로 신상현 수사(48)를 내정했으나 본인의 고사로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톨릭 의과대학을 졸업한 신수사는 꽃동네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다 아예 수도회에 입회해 수사의 길을 걸어왔다. 신수사는 자신 또한 오웅진신부와 함께 꽃동네를 이끌어온 입장이기 때문에 후임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
한편 오신부의 사임 결정으로 청주지검 충주지청의 꽃동네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충주지청 관계자는 한겨레신문 취재과정에서 “오늘 수사팀 회의에서 꽃동네 수사를 빨리 끝내자는 결론을 내렸다. 오신부 소환 등 꽃동네 수사를 검찰인사 전에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 청주교구 사제들로 구성된 꽃동네대책위원회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후임회장을 뽑을 예정이지만 오신부 1인 관리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만큼 교구에서 꽃동네 운영을 적극 지도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재정 부분도 공인 회계법인이 인터넷 등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신부의 퇴진으로 꽃동네의 거듭나기가 시작됐지만 과연 검찰의 사법처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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