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의 꿈이 이뤄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아마도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형의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순리를 따르지 않고 무리해서 일을 처리하려는 해결사 수준의 지도자(?)들이 출세다툼을 하여 성공하는 사회라면 보통사람들이 살 맛을 잃게 됨은 물론 그들마저도 도덕이나 규범을 포기한 채 분노하고 증오하는 안타까운 사회가 될 것이다. 최소한 청풍명월의 고장 우리 충북에서만큼은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간구한다.
요즘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온다고 해서 난리들인 모양이다. 토지거래신고제가 도입되고, 타 시도 번호판을 단 고급승용차들이 청주·청원지역을 수없이 누비고 있으며, 겨우겨우 분양되던 아파트도 청약경쟁률이 20대 1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보면 난리가 나긴 난 모양이다.
사실 나는 인구 30만을 넘나들던 20여년 전의 청주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행정수도가 충청권(특히 청주권)으로 오고, 고속철도 분기점이 오송역으로 유치되고, 청주 국제공항이 활성화되는 것을 크게 환영하진 않는다. 하지만 해방이후 50여년이란 긴 세월동안 이 지역이, 권력이나 국가경제의 중심으로부터 벗어나 소외되어 온 점을 감안하고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기대하는 거국적(?)차원에서 본다면 앞에서 언급한 지역 현안사업 세 가지는 꼭 이루어 졌으면 하는 기대를 함께 갖고있다.
며칠 전 행정수도의 충청권 유치에 대하여 이 지역의 일부 선량들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처신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바 있다. 또 어느 분은 국민투표를 통해서라도 올해안에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결론을 맺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한 바도 있다고 한다.
무슨 사유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무엇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올해안에 조속히 결론을 맺어야만 하는지, 무지몽매한 나로서는 이해가 안된다. 혹시 행정수도 유치는 뒷전이고 행정수도 유치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로 2004년 17대 총선에 임하기 위한 처세거나 주장이라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있을 수 없다.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정치이고, 민심을 먹고 사는 것이 정치인이라면 분명히 그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포기하고 방관자로 머물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앞선다. 아버지 어머니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제 역할을 할 때 그 가정은 화목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도 그렇다. 지도자가 지도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그 사회의 발전은 난망할 것이다. 지도자가 정도보다 꼼수를 선호하고 합리성보다 무리를 우선하며 공식적인 것보다 비공식적인 것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그 사회는 요령이 재주를 부리는 혼돈속에 빠져들 것이 뻔한 때문이다.
사후약방문 식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 뒤에 ‘우’하고 뒷북치는 누를 더 이상 계속해선 안된다. 이 모든 것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있는 지도자가 나와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일까? 마음 같아선 ‘믿고 맡길 수 있는 지도자 급구’라는 광고라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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