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단 관리공단 ‘도지사 승인’ 조항 삭제
기관 자율권 신장, 전문성 요구 등으로

충북도 고위직을 지내고 퇴직하면 산하 출연기관 임원으로 옮겨가는 고위직 낙하산 인사 관행이 줄어들 것인가. 이번 2월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 임용을 두고 지난해 관리공단이 정관 개정을 통해 ‘전무이사 임용에 있어 도지사 승인’ 조항을 삭제하고 업체의 자율적 선임을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도 출연기관의 공직출신 임원 임용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도 출연기관의 공직출신 재직 현황과 임용사례를 살펴봤다.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 전무이사
대표적인 충북도 출연기관인 청주산업단지 관리공단의 이사장과 전무이사 임면권은 도지사에게 있다. 이사장은 총회선출→도지사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되고 전무이사는 이사장 추천→이사회 동의→도지사 승인→이사장 임면의 절차를 거쳐 임용됐다. 그러나 3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이번 전무이사 임용에서는 도지사 승인 조항이 삭제된 채 이사장 추천에 의한 이사회 동의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관리공단의 정관 개정에 의한 것이다. 입주 업체의 자율권이 그만큼 신장 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전무이사는 도의회 사무처장(2급)을 지낸 박만순씨로 2000년 3월 임용되어 임기(3년)가 올 2월28일로 끝나게된다. 그러나 26일 관리공단 총회에서 별 다른 이견이 없는 한 연임이 확실시된다. 충북도에서도 관리공단 전무이사직에 대해 낙하산식 밀어내기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충북도의 낙하산 인사에 의한 전무이사 임용은 박만순씨를 끝으로 끝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충북도의 인사적체가 심화되었을 때 언제든지 낙하산식 밀어내기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공단 스스로 자율권을 얼마나 든든히 갖추느냐에 달려있다는 평가이다.
특히 관리공단에서 도의 낙하산 인사를 배제키로 한 것은 타 출연기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선도적 역할에 대한 관심까지 끌고 있다.

◇충청북도 운수연수원 사무국장
운수연수원장 자리는 지난 98년 12월까지는 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이사장이 임면하였으나 99년 1월부터는 이사장이 겸직토록 하고있다. 98년 10월 총회의결을 거쳐 정관을 개정했다. 현재는 재건화물 대표인 우경호씨가 이사장이다.
도 과장급 대우를 받는 사무국장은 총회에서 선출하며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이사장이 임면한다. 사무국장 임기는 61세로 상한연령을 정해 놓아 현재 44년생인 오상진씨(전 청주시 환경복지국장)가 2005년 12월까지 임기를 보장해 놓고 있다.

◇지방공사 청주 및 충주의료원 관리부장
원장은 전문의로 이사회의 추천을 거쳐 도지사가 임면한다. 관리부장은 이원장의 추천하에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원장이 임면하지만 도 공직 출신자로 채워지는게 관례로 통한다. 도 과장급 대우를 받는다. 청주의료원 관리부장은 도 축산과장을 지낸 이훈씨로 2004년 2월까지 임기(3년)가 남아있고 연임이 가능하지만 상한 연령을 61세에서 60세로 단축시켜 놓아 내년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주의료원 관리부장은 지난 2001년 도 공기업계장으로서 충주의료원에 대한 전반적인 실사 작업을 벌이며 정상화 방안을 모색중이던 홍주희씨가 공직을 사퇴하고 자리를 바꿔 앉았다. 임기가 2년으로 올 9월까지이지만 연임이 가능하고 지난해 12월 임기도 2년에서 3년으로 변경시켜놓아 48년생인 홍부장의 연임이 점쳐지는 곳이다.

◇충북학사 원장
도 국장급 처우를 받는 충북학사 원장자리는 초대를 제외하고 고위 공직자들이 차지해왔다. 현재 충북도 자치행정국장을 역임한 조규린원장이 지난 99년 9월에 첫 임명 된 이후 2001년 중임되어 오는 9월이면 중임 임기 2년도 마감된다. 따라서 올 9월이면 충북학사 원장 자리가 비게 되어 후임으로 누가 임명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학사 이사장인 도지사가 임명하도록 되어 있어 가장 확실한 도 관리 직책이다. 여전히 퇴직 국장급에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
도 자치행정국장을 지낸 박재식씨(43년생)가 2001년 2월에 임기 3년의 본부장에 임명되어 3급 10호봉의 대우를 받고 있다. 내년 2월이 임기가 만료되는데 임명은 공모를 통해 도지사를 경유하여 중기청장 승인을 거쳐 이사장(부지사)이 임용한다. 중기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사장이 부지사인만큼 도의 인사권이 미치는 중요 보직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충북도가 출연기관으로 인사 관리할 수 있는 곳은 충북개발연구원, 충청북도 체육회 등이 꼽힌다. 예전에는 더 많은 곳이 있었으나 각 기관마다 자율권이 강조되면서 도청의 인사 영향력은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 출연기관을 비롯한 도지사의 영향력이 미치는 기관 및 단체에 공직자의 밀어내기 낙하산 인사는 도지사의 성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부하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도지사의 경우는 자리를 만들다시피 하는 반면 무리수를 절대 두지 않으려는 지사는 있는 자리 챙겨주기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점차 전문성과 기관의 자율성이 강조되면서 무조건적인 밀어내기식 낙하산 인사가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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