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오던 시사저널 기자들이 11일 전면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시사저널(사장 금창태)이 오마이뉴스에 899호 품평기를 게재한 고재열 기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그동안 회사 쪽의 직장폐쇄 등을 우려해 주간지 마감일인 목요일과 금요일에만 부분적으로 파업을 벌여왔다.

고재열 기자는 지난 9일 오마이뉴스에 릴레이기고 형식으로 <시사저널 커버스토리, 이것이 기사면 파리도 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국민통합21 대변인 출신의 김행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차차기 집권 속셈을 분석한 커버스토리를 쓴 것은 균형감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취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기사였다고 비판했었다.
 
회사 쪽은 고 기자의 글을 시사저널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해사행위로 간주하고 다음 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조, 전면파업 돌입 선언

한편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위원장 안철흥)는 12일 서울 한강로 서울문화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면파업 결정을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시사저널분회는 노동부에 비상근 편집위원을 동원해 책을 만들고 있는 회사를 '대체인력 투입을 통한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고, 대체인력으로 시자저널을 펴 내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안철흥 분회장은 "전면파업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결국 기자가 펜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며 "회사와 이른 시간 안에 사태를 마무리하고 조업에 하루 속히 참여해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회사 쪽도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지지발언에서 "삼성과 재벌에 대해 속 시원하게 쓸 수 있는 곳은 시사저널 밖에 보지 못했다"며 "편집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 실패로 돌아가면 한국언론이 사망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KBS, MBC, SBS 등 방송 3사와 신문·인터넷매체 기자 등 2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회사, '해고 등 중징계' 재차 강조

그러나 회사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노조에 법적대응 방침을 재차 밝혔다. 회사 쪽은 <실질적인 불법 전면 파업은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3쪽 짜리 금창태 사장 명의의 글에서 "노조가 주도하고 있는 이번 파업은 목적이 적법,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 사장은 글에서 "불법파업을 주도하거나 가담하는 경우, 형사적으로는 업무방해의 범법임을, 민사적으로는 불법 행위 책임을, 사규적으로는 무단 결근이 되어 해고를 비롯한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현명하게 판단하여 뜻하지 않는 위험과 손해를 부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자들 '짝퉁 거부' 촛불집회 개최

오는 19일 오후 6시30분 서대문 시사저널 회사 앞에서는 시사저널 독자들을 주축으로 한 거리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시사모) 홈페이지에는 899호에 대한 비판과 정기구독을 끊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 거리문화제를 열자는 제안이 올라와 있다. 거리문화제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아직 나와 있지 않지만 촛불집회와 같은 평화적인 형태의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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