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9명 경쟁치열, 학연호소 분위기 여전





충북대 총장선거관리위원회는 합동소견발표회와 토론회를 열고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은 지난 11월 14일 열렸던 합동소견발표회장 모습.
4명 유력하다는 설 지배적, 인터넷 홍보전 가세

충북대총장 선거가 며칠 남지 않자 대학가의 화두는 단연 선거 얘기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후끈 달아올랐다. 선거는 오는 13일 오후1시부터 개신문화관에서 실시된다. 올해는 지난 97년 선거 때의 7명보다도 많은 9명이 출마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은 1차 투표에서 최소한 3등 안에 들어야 재투표에서 표를 얻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보더라도 1차와 재투표에서는 재적교수 과반수를 득표하기가 어려워 통상 결선투표까지 가는 것이 정례화돼 있고, 대개 재투표에서는 1차 때 당선 가능성을 보인 3명에 대해 표를 몰아주며 다시 결선투표에서 이중 1명을 당선시켰기 때문.
후보가운데는 현재까지 진행상황으로 보아 4명이 유력, 사파전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신방웅 공대 토목과 교수, 임동철 인문대 국문과 교수, 김공수 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민경락 약대 약학과 교수가 이들. 신방웅 교수는 한양대 출신으로 지난 6대 선거 때도 출마했고 공대 학장과 본부 기획연구실장을 거쳐 얼굴이 많이 알려진 편이다. 지난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음에도 결선투표에서는 3위로 떨어져 교수들 사이에서는 이 때의 동정심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 모 교수의 말이다. 또 지역사회에서 현안에 깊이 개입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철 교수 역시 6대 선거에 출마했으나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임교수는 이 때부터 절치부심하며 총장선거를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는게 측근들의 말이다. 청고·서울대 출신이면서 특히 청고 출신이라는 덕을 보고 있다. 연변의 충북마을인 정암촌을 충북도에 알리고, 이들을 지원하며 고국방문길을 마련한 것까지 힘을 쓴 임교수에 대해 대학내에서도 큰 공로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학만이라도 연고주의 부수자”
또 김공수 교수는 공주사범대 출신으로 연고주의 타파를 부르짖고 있다. 그리고 파벌이 없는 사람이 당선돼야 그동안의 파벌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김교수는 (주)켐바이오와 (주)마이크로폴이라는 두 개의 벤처기업을 설립, 열심히 일궈나가고 있는 만큼 산학협동을 통한 수익사업 발굴을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다. 공대 학장과 기획연구실장을 역임한 바 있고 어떤 계획을 프로그래밍하는데 밝다는 평을 듣고 있다.
민경락 교수는 후보중 유일한 충북대 출신으로 같은 대학 출신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충북대 출신 교수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한 번 총장을 배출하지 못했으니 이번에도 해보자는 여론이 형성돼 선거 초반에 이미 후보단일화를 시도, 민교수를 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고출신이라는 덕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민교수는 약대학장과 교무처장을 역임했다.
충북대는 650명의 교수중 서울대 출신이 50%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충북대 출신으로 90명 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는 연대와 고대, 한양대가 어느 정도 차지하나 다수는 아니라는 것. 일부 교수들은 학연이 총장 선출의 주요 기제가 아니고 학문적 업적과 인격에 있다고 하지만 후보들은 여전히 학연에 호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 모씨의 말이다. 이에 대한 비판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번 후보들은 과거 통상적으로 나뉘었던 진보냐, 보수냐 등의 분명한 색깔이 없는 점이 특성아닌 특성으로 꼽히고 있다. 모 교수는 “후보들의 색깔이 없다. 너무 평범하다고 할까. 그래서 겨우 청주출신이냐, 아니냐, 전공이 이과냐, 문과냐는 식으로 얘기될 뿐이다. 더욱이 이제까지 3명의 직선총장을 보면서 교수들은 직선제 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포기한 것 같다. 후보자 소견발표회장에도 겨우 100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것만 보아도 관심이 없음을 알 수 있지 않은가”라며 대학만이라도 연고주의를 깨부수고 능력과 실력으로 판가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홍강희 기자


후보들 어떤 공약 내세웠나
교수회 의결기구화·연구비 증액·교수 급여수준 개선 공통적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9명. 이들은 교수회 심의 의결기구화를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교육환경개선, 교수 급여수준개선, 연구비 증액, 대학발전기금 확대 등의 공약사항을 내걸었다. 박대운 교수(사회대 행정)는 연구보조비와 교육지원비 증액, 사립대와 보수 격차 축소, 교수회의 학칙규정 및 단체교섭권 부여 등을 약속했다.
그리고 임동일 교수(자연대 수학)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학경영,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원강화, 졸업생을 위한 평생취업정보체계 확립을 주장했고 김명 교수(사범대 국민윤리)는 부총장제도 도입, 교수의 급여수준과 공채제도 획기적 개선, 국고지원금 1000억원 이상 확보를 내걸었다. 또 김공수 교수(공대 화학공학)는 파벌의식과 갈등구조 해소, 산학협동을 통한 수익사업 발굴, 대학종합발전 추진계획 수립을 주장하고 신방웅 교수(공대 토목공학)는 구성원들의 폭넓은 여론수렴과 스포츠콤플렉스 건설 및 사회체육 프로그램 강화, 교수실 및 실험실 기자재 현대화를 약속했다.
한편 임동철 교수(인문대 국문)는 보직임명 동의권 부여를 비롯해 정액연구보조금 대폭 인상, 옛 공무원교육원 부지 효율적 활용 등을 공약사항으로 내놓았고 장성중 교수(인문대 불문)는 효율적 행정체제로 개편, 각 학문분야의 특성화 지원, 대학구성원의 자율성 부여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봉 교수(공대 전기전자 및 컴퓨터공학부)는 총장 판공비 공개와 연봉제·계약제에 대비한 교수 신분 보장 방안책 수립,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건설을 민경락 교수(약대 약학)는 교육의 내실과 수월성 추구를 비롯해 적극적인 재정확보와 효율적 운영, 후생복지 선진화 등을 공약사항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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