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 쓰레기 대란 예고… 군예산 쓰레기 처리비용 부담

박수광 음성군수가 쓰레기종합처리시설 재공모 방침을 내세워 삼용리 주민들을 철수시켜 당장의 쓰레기 대란은 모면했지만 현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인 2008년 이후의 쓰레기 대란은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사용기한이 2008년까지인 음성.진천 환경사업소의 쓰레기 매립장 전경.
삼용리 주민들은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통동리 산 18, 23-1번지에 쓰레기종합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음성·진천 환경사업소에 쓰레기 반입을 저지했다. 이들은 환경사업소 입구에 콘테이너와 트럭 등을 배치하고 모닥불을 피워가며 쓰레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음성군과 진천군에 하루 발생하는 쓰레기양은 70톤이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삼용리 주민들의 반입저지로 시가지에 쌓이는 쓰레기를 처리 못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됐었다. 다행히 겨울이어서 비교적 쓰레기 배출량이 적었고 부패되지 않아서 주민들의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

쓰레기 반입 저지가 장기화될 경우 음성·진천군의 시가지에 쌓이는 쓰레기더미로 인한 민원이 발생할 수 있었다. 또 반입저지가 풀리면서 하루 10톤 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소각시설로 한꺼번에 밀려들어오는 가연 쓰레기를 대부분 매립해야 했다.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매립장으로선 설상가상인 격이었다.

환경사업소가 난관에 봉착했을 때 박 군수가 쓰레기종합처리시설 재공모 방침을 내세우면서 쓰레기 반입을 저지 하던 삼용리 주민들을 일단 철수시켰다. 이로써 음성·진천군의 눈앞 쓰레기 대란을 모면했다.

그렇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공모하여 단 두 곳(금왕읍 정생리, 맹동면 통동리)밖에 신청받지 못했다. 그런데 1월 한 달간의 반짝 공모로 어떻게 신청지를 찾을 수 있겠는가? 설사 새로운 신청지를 받는다 하더라도 사유지가 포함된 지역일 경우 토지 매입부터 보상문제까지 첩첩산중이다.

쓰레기종합처리시설 예정지 찾기는 이미 시기를 놓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사기간이 최소 2년이 걸리는데다 연초에 예정지를 선정한다 해도 내년 초에 착공하면 빨라야 2010년부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주민들이 우려했던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왜 반대를 하는 것일까?
우선 삼용리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에 한 가지는 환경문제다. 주민들은 “쓰레기매립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때문에 농산물이 오염 된다”고 주장하면서 “오염된 농산물을 누가 사먹겠냐”고 하소연했다.

또 “매립장에 쌓아놓은 음식물쓰레기를 먹기 위해 까마귀라는 까마귀는 다 여기에 모여 살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새로 들어온다는 산 18, 23-1번지는 지대가 낮고 골짜기라서 일년 내내 바람이 삼용리 쪽 한 방향으로만 불어서 냄새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문제 외 다른 이유로도 반대하고 있다. 삼용리 주민들은 “10년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찬성했었다. 그때는 경험이 없어서 허락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지금은 경험을 했으니까 결사 반대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삼용리 주민들은 “10년 전 쓰레기종합처리시설 설치 때도 음성군은 주민들에게 피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는데 지금 이게 뭐냐”고 말했다.
이들은 “통동리에 쓰레기종합처리시설을 설치 이후 파리가 많이 생겨서 마을로 넘어오니까 이것을 원천봉쇄해 달라고 요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에서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보건소에 알아보라고 얘기했고 보건소에 알아보니 진료소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떠넘겼다”고 말했다.

또“지난 10년간 여러 가지 피해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하나도 고쳐진 것이 없다면서 새로 생기는 쓰레기 매립장도 지금과 똑같지 않겠냐”며 군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있다.

초평면 신통리 주민 음성군 항의 방문
진천군 초평면 신통리 1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29일 음성군청을 항의 방문하여 박수광 음성군수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현재 운영 중인 환경사업소 건설 당시 10년 동안 사용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문서화했었는데 이를 왜 어기는 거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이 문서를 음성군에서 보관했었는데 군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당시 진천 주민들은 천막농성을 45일간 하면서 반대 의지를 고수했었다. 그러나 음성군이 10년간 사용 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화하여 이를 인정해 줬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지금에 와서 다시 한다고 하니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말하고 “신뢰받아야할 군이 어찌 그럴 수 있느냐”며 단호히 말했다.

신통리 주민은 박 군수에게 “쓰레기 매립장을 음성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침출수까지 끌어 안았으면 좋겠다”며 “왜 하필 분쟁지역에 설치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군수는“음성군도 독자적으로 쓰레기종합처리시설을 설치하려 했으나 광역쓰레기매립장을 하게 되면 환경부로부터 지원금이 더 많이 내려온다”고 말하고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에서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해시켰다.

또 박 군수는 “쓰레기 매립장 예정지 반경 2km 내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확대해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군수는 “지금이 농한기인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경기도 구리시 소각장에 한 번 다녀오라”고 말하고 “주민들과 저와 견해차가 있는 것 같다”면서 구리시의 최첨단 소각장과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후쿠오카 소각장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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