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 40%대 지지율로 ‘부동의 1위’
충청권 30% 턱걸이, 또 다시 캐스팅보트 쥘까?
'행정수도 반대의 핵심'이미지 등 영향 미친 듯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신년초 대선여론 조사결과에서 공히 1위를 내달렸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백중세를 보였다.
/ 사진=육성준 기자
정해년 첫날 떠오른 것은 새해 태양만이 아니었다. ‘잠룡’ 가운데 한 명인 이명박 전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언론을 통해 단연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것이다. 중앙일간지와 방송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독주에 가까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공개했다.

실제로 이 전 시장은 KBS와 미디어리서치가 함께한 여론조사에서 42.4%의 지지율을 얻어 18.2%를 기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두 배 이상 따돌렸으며, 고건 전 총리는 10.9%에 머물렀다.

이 전 시장은 방송과 신문 여론조사에서 공히 40%대의 지지율로, 각각 20%, 10% 안팎에 머문 박 전 대표, 고 전 총리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빅3’로 거론됐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비롯해 여당 후보군인 김근태, 정동영 전 당의장 등은 2~3%의 지지율로, 그야말로 물 속에 숨어있는 잠룡(潛龍)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다.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등장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는 극적인 반전의 연속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6.29 깜짝선언을 통해 권력을 손에 쥐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충격에 가까운 3당 합당을 통해 권좌에 오름으로써 이른바 ‘3김 정캄를 마무리하는 듯 했다.

돌아온 3김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지막 기회’를 무기로 선거전 초반 열세를 딛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이 전 시장의 압도적 지지율이 막판까지 이어질지는 벌써부터 관심사다. 누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꾸준히 이 전 총리와 박 전 대표, 고 전 총리의 3파전 양상이지만 오는 6월 한나라당이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한 뒤의 상황은 누구도 섣불리 점칠 수 없다.

여당이 ‘당 사수파’와 ‘통합신당파’로 나뉘어 싸우는 등 대규모 정계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예정대로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경우 대선에 임박한 9월경이 돼야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당 후보가 오히려 도전자의 위치에 서고 한나라당 후보는 지키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변수는 ‘민생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정확히 어디를 겨냥하느냐’다. 현재는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당이 표적이 돼왔고, 이는 그동안 실시된 각종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에따라 여당(통합신당파)은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하거나 대선의 쟁점을 다시 한번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로 이끌어가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충청권을 잡지 못하면 필패?
이명박 전 시장 진영의 대선가도에 놓인 또 하나의 변수는 충청권의 표심이다. 충청권의 유권자 비율은 10% 미만(16대 대선 기준 9.9%)으로 극히 낮지만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승부의 향배를 갈랐기 때문이다. ‘중원을 장악해야 승리한다’는 말이 생겼났을 정도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안갯속과 같은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 전 시장 진영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문화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시장은 충청권에서 29.6%의 지지를 얻어 26.4%의 지지를 얻은 박 전 대표를 근소한 차로 이겼으나 적합도에서는 32.3% 대 39.2%로 오히려 열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28.3%로, 30.3%를 얻은 박 전 대표에게 밀렸다. 충청권 일간지인 충청투데이가 한길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이 30.5%의 지지를 얻어 24.3%를 얻은 박 전 대표를 간발의 차로 앞질렀다.

충청권에서 상대적으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이 전 시장이 행복도시(행정수도) 건설에 반대하는 수도권 세력의 핵심인물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행정수도에는 반대했지만 행복도시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결정과 관련해서는 오송 지지발언으로 충북의 환심을 샀다.

이 전 시장의 대선 예비캠프인 안국포럼 송태영 대변인은 이에대해 “충청지역의 지지율이 다른 지역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세에 영향받을 것이 뻔하다”며 “박 전 대표가 충청권에 공을 들였고 최근에도 충청권을 자주 방문했지만 지지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주장했다.

송 대변인은 충북고와 충북대를 졸업한 뒤 사무처 공채로 당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당 부대변인,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도 신흥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한 뒤 이명박 전 시장의 서울시장 재임 시 정무비서관으로 일했던 윤상진씨가 안국포럼의 조직담당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