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후 분륜관계요구 남편 사망 후 보험금까지 강탈
계속되는 협박과 폭행… 아들 담임에 편지, 경찰에

가정주부를 유인해 강간한 뒤 불륜관계를 맺어오다 남편이 심장마비로 죽자 사망 보험금을 가로챈 파렴치범이 경찰에 검거됐다.
청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6일 가정주부를 성폭행 하고 폭력과 협박 등을 일삼아 돈을 뜯어낸 정모씨(청주시 상당구 수동·32)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강간후 ‘남편에게 알린다’ 협박
2001년 초 폐백음식과 제사음식을 조리 납품하는 일을 하던 이정숙씨(가명·30)는 배달 때문에 차가 필요했다. 그녀가 콜밴 차량을 운전하는 정씨를 만난 것도 그 무렵. 배달 일로 차가 자주 필요했던 그녀는 같은 동네에 산다는 그의 명함을 지갑에 넣고 필요할 때마다 그의 콜밴 차량을 이용했다.
그의 차량으로 음식을 배달하던 어느 날 시간약속을 했던 정씨는 그날 따라 나오지 않았고, 약속을 어긴 정씨는 그녀에게 사과의 의미로 술을 사게 된다.
그는 그녀가 이에 응하자 강간하여 돈을 뜯어내기로 결심하고 그녀에게 술을 먹인 후 여관으로 유인하기에 이른다.
‘술이 깰 때까지 기다리자”며 술취한 그녀를 여관으로 유인한 정씨. 그의 본색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여관에 들어서자마자 침대위로 밀어 부쳐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순간 정신을 차린 그녀는 그의 팔을 물었다. 그러나 그의 폭력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은 후 얼굴 등을 폭행 강간한다.
다음날도 그녀를 나오게 해 강간한 그는 ‘내가 전화하면 제때 받고 시키는 데로 해라. 그렇지 않으면 남편에게 사실을 모두 말해 가정파탄 나게 하겠다’고 협박, 밥값은 물론 차 유류비까지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편의 회사에 전화해 모두 불어버리겠다’는 그의 협박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나오라고 하면 사정이 안돼도 나갈 수밖에 없었고 돈이 없을 때는 빌려서라도 줘야만 했다.

‘짐승처럼 악랄했다’
그러던 중 2002년 4월에 그녀의 남편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
남편이 죽자 보험금을 노린 그의 폭행과 협박은 점점 강도를 더했다. 그의 폭력은 그녀의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졌다. ‘애들 조심해라’는 등의 협박을 일삼았고, 심지어 그녀의 딸이 예쁘다며 엉덩이와 가슴을 더듬기 일쑤였다.
한편 그녀의 신고를 염려한 그는 ‘00경찰서에 선배도 있고, 매형이 전직형사다. 나는 절대로 빵(감옥)에 갈 일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녀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자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가 요구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 사망 후 폭력과 납치로 살림까지 합친 그는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차 장사를 해야하니 돈을 내놓으라고 하여 한번에 900만원을 뺏는 등 수 십만원에서 수 백만원까지 총 21회에 걸쳐 1억원이 넘는 돈을 뜯어갔다.
그녀는 철저히 감시당해야 했다. 그녀의 휴대전화에 메시지라도 들어오면 “어떤놈이냐 사실대로 대라”며 담뱃불을 눈에 들이대기도 했다.
감옥생활 보다 더 고통스러운 생활을 해오던 그녀는 자신이 직접 신고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과 자녀들의 위급함을 어떻게든 알려야 했다.
고민끝에 그녀는 자신의 처한 상황을 아들의 담임선생에게 알리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메모지에 쓴 편지를 학교에 등교하는 아들에게 들려보내면서 꼭 담임선생님에게 갖다주라고 신신당부한 것이다.
이 메모지가 담임교사에게 전해지자 교사는 이를 경찰에 제보했고,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국 피해자는 검거되기에 이른다. 경찰은 그가 그녀에게 사용했던 칼 등 증거물을 현장에서 압수했고, 그는 경찰에서 모든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남편이 죽고나자 그는 아이들까지 협박했다.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이제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살고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직후 그동안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는 물론 자식들에게까지 더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며 “조사결과 강간 등 전과 7범인 그가 그녀를 만날 당시에는 콜밴 차를 운행 했지만 그녀를 강간한 뒤 아무 하는일 없이 무위도식하며 그녀에게 기생해 살아왔다”고 말했다.
/ 박재남 기자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