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가 특정인 지지한다" 소문 난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풀려져

지난 13일 목요경제회의 석상에서 주목을 끈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이원종지사가 목요경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역의 각 경제단체장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이태호 청주상의 회장에게 추궁성 질문을 던지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때문이다.
"청주상의의 차기 회장선거를 앞두고 이 회장의 자격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는 등 말이 많은 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회장이 직접 설명을 해보라"는 취지의 질문이었다는 게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의 전언이었다. 이에대해 이태호 회장은 "청풍법무법인에 본인의 자격문제를 질의한 결과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본인에게 어떤 하자도 없다. 그런데도 상의 부회장 등 일부에서 내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는 식으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의 해프닝이 청주상의는 물론 지역에 '의미있는 사건'으로 투영된 것은 다음과 같은 정황에 근거한다. 지역, 특히 상공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태호 청주상의 회장이 이원종 도지사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근거의 유무를 떠나 파다하게 퍼져 있다. 심지어 17대 회장으로 이태호씨가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도지사의 '마음'이 있었다는 소문까지 새삼 나돌았다.

명예는 아랑곳없는 선거운동
그러나 이 지사의 측근이랄 수 있는 충북도의 고위직 인사는 이런 소문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내가 이 지사를 잘 아는 데 그 분은 청주상의 회장 선거와 같은 문제에서 드러내놓고 특정한 방향으로, 다시말해 특정인물의 당선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사람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지사가 왜 말많은 민간단체의 선거판에 끼어들어 정치적 부담을 안겠느냐는 반문이 뒤따랐다.
그러나 18대 청주상의 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달여전부터 '이심(李心)의 개입설' 소문이 나돈 것은 진실과 상관없이 분명한 '현상적 사실'로 존재한다. 심지어 '이 지사는 물론 모 권력기관의 지역 책임자도 이태호 회장을 민다'는 믿기 어려운 풍문까지 상공인들의 입에 회자됐다.
이에대해 청주상의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태호 회장의 연임을 위해 선거운동의 전면에서 뛰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런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처럼 외부의 영향력을 등에 업으려는 전략을 펴는 것을 보면 이 방식이 아직도 유효할 것으로 믿는 구시대적 발상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어느 상공인은 "이런 얘기를 소문이 아니라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그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지지를 부탁받는 측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였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입장 명확히 해야"
이 때문에 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이 지사가 이런 소문을 전해듣고 있다면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소문의 근원적 차단과 함께 엄정 중립의 자세를 확실히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청주상의가 마감한 일반의원(정원 50명) 후보등록 결과 등록자수가 정원에 딱 맞게 50명에 달해 사전각본에 따라 의원 후보등록자수를 짜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한국도자기 그룹의 경우 한국도자기와 로제화장품, 한국도자기판매주식회사 등 3개사에서 의원후보등록을 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한국도자기판매(주)측에서 후보등록을 뒤늦게 취소한 것으로 밝혀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도자기(주) 관계자는 "우리 그룹사에서는 3개사에서 의원후보등록을 했다"고 밝힌 반면 한국도자기판매(주)의 K씨는 "내가 부득이한 일로 부재중에 직원들이 내 의사와 상관없이 의원후보등록을 했다. 나중에 회사에 나와 이런 사실을 알고는 본인 스스로 후보등록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K씨의 이런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것으로 의원후보등록 취소 배경에 말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의원후보 등록 짜맞췄다" 의혹
이에대해 청주상의 안팎에서는 "이태호 회장에 대한 자격문제로 불거진 청주상의 사태가 지역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의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가 이뤄질 경우 복잡한 선거절차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세간의 이목이 첨예하게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청주상의 집행부가 부담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인사는 "무투표 상황으로 몰고가기 위해 사전에 교통정리를 한 것이 분명하며 만일의 경우 후보등록자가 정원 50명에 미달하는 사태에 대비해 10여명 이상의 예비후보등록자 신청서를 미리 작성해 놓았다는 소문도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절대다수의 침묵하는 상공인들이 청주상의를 어떻게 생각할 지 두렵다"고도 했다.
어쨌거나 무투표 당선이 이뤄지게 된 청주상의의 의원후보 등록자의 면면을 볼 때, 그리고 선거가 현 상태대로 진행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 오는 28일에 있을 18대 차기 회장선거에서 이태호 현 회장의 연임은 확실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회장은 16대 때 오운균 회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은 이래 17대 회장에 이어 18대 회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상공업계의 절대다수는 "지난 17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촉구했듯이 훌륭한 인물을 지역에서 내세워 청주상의를 맡겨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향후 3년간 상의를 반석위에 올려 놓는 일에 전념하도록 해야 하며 이런 역할을 맡는 사람역시 지역에 헌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명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도지사와 지역의 원로들이 삼고초려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인물을 추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섞인 주문을 했다.

● 18대 청주상의의원 명단
지난 15일 청주상의 일반의원(정원 50명) 후보등록 마감 결과 50명만이 등록을 마침으로써 등록자 전원이 투표없이 의원으로 당선되게 됐다. 다음은 선임이 확정된 의원명단이다.
일반의원=▼청주양조(합) 이태호 대표사원 ▼(주)속리산 고속 송봉명 대표 ▼LG화학 장재화 부사장 ▼국보제약 안민동 대표 ▼썬테크윈 김문식 대표 ▼청주개발 임재풍 대표 ▼이그린 이인배 대표 ▼대신정기화물자동차 오홍배 부사장 ▼중부전산시스템 박명현 대표 ▼남청주가스 정영옥 이사 ▼월드텔레콤 권대우 이사 ▼새한건업 박성규 대표 ▼대원 이해성 상무이사 ▼로제화장품 임정빈 대표 ▼한국도자기 김해윤 부사장 ▼코스모텍 전우창 대표 ▼두산전자사업부 차충석 공장장 ▼정우 김봉명 대표 ▼충북교통 민경일 감사 ▼서울낫소 정화삼 전무 ▼동화 노영수 대표 ▼신승교통 김인재 대표사원 ▼조흥은행 충북본부 이동면 본부장 ▼테라셈 이덕기 대표 ▼일산 이상민 대표 ▼우진산전 김경봉 상무 ▼원건설건축사무소 김민호 대표 ▼LG전자 이응범 상무 ▼LG산전 윤효중 상무 ▼에스피텍 김종호 대표 ▼조광피혁 이재희 상무 ▼천호섬유 최호선 대표 ▼대양화학 장종우 상무 ▼LG생활건강 김계석 상무 ▼금성개발 박종빈 대표 ▼한화종합화학 진영복 상무 ▼정식품 송세희 상무 ▼상산종합조경 정태재 대표 ▼무궁화전산 김덕형 대표 ▼삼보철강 장주식 대표 ▼안경백화점 이창규 대표 ▼성화기물상사 유해경 대표 ▼전금당 조응환 대표 ▼엘로드 최영세 대표 ▼한수 변한수 대표 ▼우정데파트 유응종 대표 ▼영동대벤처식품 채훈관 이사 ▼유니디스 최상운 부사장 ▼대원종합주류 장덕수 대표사원 ▼LD 배선출 대표
특별의원=▼농협청주청원지부 이종건 지부장 ▼충북주류도매업협회 최봉우 회장 ▼대한건설협충북도회 강창수 회장 ▼서문새마을금고 이강우 이사장 ▼청주육거리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대원 이사장 ▼충북신용보증재단 김준동 이사장 ▼청주사천산업용품상사업협동조합 오창덕 이사장(이상 각각 접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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