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간 전력비용 100만원
KTX 열차의 중량은 무려 771t이나 된다. 따라서 엄청난 무게의 KTX를 시속 300km로 달리게 하기 위해 전동모터가 12개나 장착돼 있는데 총 출력이 2만 마력을 넘는다. 130마력 안팎의 중형자동차 엔진 180대를 합친 크기의 출력인 것이다.
2만5000v의 고압선에서 1만3500여 kw의 견인동력을 얻어 주행하는 KTX는 그런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서울-부산간을 편도 운행하는데 1만4010kwh의 소비 전력이 든다고 한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일반인은 잘 이해못할 겁니다. KTX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위해 소모하는 전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원 가량 됩니다. 정원 935명이 모두 찼을 때를 가정한다면 승객 1인당 1000원 이상의 전력을 쓰는 셈입니다. 통상 일반가정에서 온갖 전기제품을 한달내내 사용하는 전기사용량이 2만원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허니콤’의 신비

KTX차량은 앞 모습이 뾰족하니 날씬하게 생겼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설계의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KTX가 이런 모습을 하게 된 데에는 다른 목적도 숨어있다. 만에 하나 일어날 지 모를 열차간 정면충돌 상황을 가정, 내부에 벌집모양의 알루미늄 육각형 구조물-벌집의 형상을 했다고 해서 허니콤(honeycomb)이라고 한다-을 설치해 넣기 위한 고려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국고속철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허니콤은 충돌에너지의 80%를 흡수할 정도로 뛰어난 완충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KTX는 이밖에 선로감시장치를 비롯해 지장물 감지장치, 기상측정 설비, 레일 및 차축온도 측정장치, 차체이상 감지장치, 터널 경보장치, 열차접근 확인장치 등 첨단의 열차제어·안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2004년 서울-대구간 신선과 대구-부산간 기존선으로 1차 개통되는 KTX는 2008년에 완전개통된다.


첨단 과학기술이 숨어있는 KTX
기존의 철도는 25m짜리 레일들로 연결해 건설되는데, 여름과 겨울철의 온도차로 인한 레일의 신축을 감안, 일정한 틈을 이격해 설치돼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여름철에 레일 길이가 팽창해 휘어지는 등 변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KTX 철도는 412km에 이르는 서울-부산간이 하나의 레일로 깔리고 있다.
오송 한국고속철도 공단 중부사무소 옆에는 25m짜리 레일을 연이어 용접해 300m에 이르는 장대레일을 만드는 회사가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에서 제작되는 레일은 철도 부설지에 부려진 뒤 현장에서 정밀한 용접과정을 거쳐 다시 하나의 레일로 이어진다. 그럼 KTX 철도는 과학을 뒤엎는 비과학의 사생아란 말인가?
한국고속철도 중부사무소 이광도 궤도팀장은 “412km에 이르는 서울-부산간 단일 레일이 여름과 겨울철에 신축하는 길이의 편차는 이론상 259m나 된다”며 “그러나 강력한 침목과 레일의 신축력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엄청난 억지력의 체결쇠못(버팀쇠못)으로 레일을 단단히 묶기 때문에 실제로는 신축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존의 과학상식을 뛰어넘은 첨단기술이 장대레일을 낳았고 이 장대레일로 인해 인간이 고속철도를 현실의 교통수단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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