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석광산 때문에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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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석광산 때문에 못살겠다”
  • 충청리뷰
  • 승인 200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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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매포주민들 “비산먼지·낙석 등으로 큰 피해” 주장
백광소재·송천광업·대곡석회 “합리적 해결책 마련하고 있다”

단양군 매포읍 어의곡리 주민들이 인근 석회석 광산에서 유발하는 각종 환경 피해와 관련해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에 인접한 백광소재, 송천광업, 대곡석회 등 이 지역 석회석 광산을 통행하는 화물 차량에서 비산 먼지와 낙석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석회석 운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석회석 생산 업체 측에서 집진 차량과 세륜장 시설 등 환경 예방 장비를 갖추고 화물 차량 통행을 최소화할 때까지 광산 출입 차량의 도로 통행을 계속 제한키로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산 피해와 관련해 업체와 주민 간의 마찰이 심화되기 직전까지 이 마을 앞 도로를 통행하던 차량은 하루 평균 600∼1100회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 광업소는 하루 6대의 차량만 운행키로 했으나, 송천광업소 28대, 백광소재 14대 등 모두 42대의 대형 화물 차량이 하루 14차례 이상 왕복 운행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비산 먼지나 낙석, 차량 소음 등 막대한 환경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특히, 백광소재의 경우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심야 시간에 유독가스를 배출시켜 이 시간대만 되면 주민들이 케케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행정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마을 주민 연규철 씨(46)는 “지난 80년대 마을 일대에 석회석 광산이 들어선 이래로 줄곧 분진, 과속, 낙석 등 화물 차량으로 인한 피해에 시달려 왔고, 석회석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컸다”며 “더이상 석회 광산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방치할 수 없어서 업체와 행정 기관을 상대로 적극적인 민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회사측에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으며, 최근에는 화물 차량의 선별 통행과 군수 면담 등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대해 석회석 생산업체들은 주민들이 시멘트 관련 업계의 극심한 경영난 등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지 않은 채 무리한 주장만 거듭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백광소재 관계자는 “차량 분진이나 과적 등의 문제와 관련해 3개 석회석 업체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일방적인 요구 조건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백광소재가 심야에 유해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배기 가스가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되지 않았던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일축하면서 “공장 굴뚝을 20m 높이로 보강하는 등 회사 나름대로는 친환경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회사 쪽 입장을 몰라주는 것 같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처럼 업체와 주민 간의 견해차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단양군이 도 환경과에 매연 문제 등과 관련한 조사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단양군청 관계자는 “일부 석회 광업소 측과 주민 간에 일고 있는 매연 문제는 해당 업체가 관련법 상 1종 사업장이어서 도가 이를 관리 감독하게 돼 있기 때문에 군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약하다”며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 중 상당 부분이 설득력을 갖추고 있고 지난 13일 관리 감독 기관인 충북도에 합당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만큼 조만간 도의 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충청북도 환경과는 아직까지 단양군에 답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를 행정적으로 수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이 군수 면담 등을 통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고 화물 차량 통과 저지와 같은 집단 행동을 본격화하자 일부 업체가 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는 양상이다.
최근 어의곡리 공해대책위원회는 집진차량 운행과 15톤 이상 차량의 진입 금지 등 5개 항의 요구서를 회사에 전달했으며, 15일부터는 마을회관에서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맞서 송천광업 측은 “주민들이 청소를 핑계로 길을 막고 석회석 운반 차량의 운행을 중단시키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지난 12일 단양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환경 공해 등을 둘러싼 광업소와 주민 사이의 다툼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주민과 업체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객관적 중재 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업체와 주민 사이의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진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주민과 업체가 각자의 주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타협의 여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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