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지역문화예술계 10대 뉴스

올해 문화예술계의 이슈는 아시아 연대였다. 중앙의 변방이었던 지역과 서양의 변방이었던 아시아의 교류는 몇년전부터 문화예술계의 화두로 떠올랐고, 올해는 다양한 전시, 공연, 학술포럼등을 통해 ‘소통의 문’을 열었다. 지역의 예술단체들도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여러나라에서 교류행사를 펼쳤다. 충청리뷰는 아시아, 문화예술교육, 유순웅, 예술상 등을 키워드로 2006 지역문화예술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 편집자

1. ‘아시아’, 아시아 연대

▲ 무심천에서 베트남 사오빈 예술단 공연모습 충북민예총은 올해로 3회째 베트남과 문화교류행사를 벌였다. 올해는 베트남 퓨엔성 사오빈 예술단이 처음으로 청주에 왔다. 충북민예총은 이들에게 내년 9월 완공될 베트남 오지에 평화학교 건립 기금 2500만원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도종환 시인은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인세를 전부 기금마련에 보태기도 했다. 현재 흥덕문화의집에서 도종환, 이홍원, 김희식, 윤석위 씨등 충북민예총의 임원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번 겨울에는 베트남 아이들과 문화예술교류 프로그램도 진행할 에정이다. 충북민예총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제 3세계 국가와 연대를 꾀할 것이다. 베트남 이주이민 여성 가족들을 위한 사업을 구상중이며 베트남 관련단체들과 네트워트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복합문화체험장(일명 하이브)에서는 동아시아 작가 6명이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동아시아 작가들은 개인차가 있지만 7월부터 11월 말까지 약 3개월동안 하이브에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벌였다. ‘하이브 아시아’ 오픈스튜디오전과 충북아트페어, 제1회 안덕벌예술제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국제레지던시’의 새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 박재희 새암무용단 대통령상, 도종환 시인 올해의 예술상 ▲ 새암무용단 ‘그 바람의 신화’
제15회 전국무용제에 충북대표로 참가한 박재희 새암무용단(단장 박재희)이 작품 ‘그 바람의 신화’로 도내 최초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 주연을 맡은 박시종, 전건호씨는 연기상을 타는 쾌거를 이뤘다.

도종환 시인은 올해의 예술상과 현대충북예술상을 받아 상복이 터진 한 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올해의 예술상운영위원회는 문학분야에서 도종환씨를 ‘해인으로 가는 길’ 발간과 ‘문학집배원 도종환의 시 배달’ 사이트를 통해 이메일로 28만명에게 시를 보내는 등 시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공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의 예술상에 청주지역에 적을 둔 작가가 수상한 예는 처음이다. 수상금은 3000만원.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정한 제1회 ‘현대충북예술상’ 문학·전시 부문 수상자로도 뽑혀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현대충북예술상은 공연·영상 부문에서 극단 청년극장, 신인 부문인 특별상은 연극인 장경민씨가 뽑혔다.

이외에도 청주시립교향악단무장이자 청주음악협회장인 오선준씨가 한국음악협회가 수여하는 2006 한국음악상의 공로상 부문에, 전 충북예총회장인 우영씨가 제20회 한국예총예술문화상대상을 수상했다.

3. 유순웅씨 모노드라마 ‘염쟁이 유씨’ 대학로 최고 히트작

올 한해 가장 유명세를 탄 이름은 아마도 ‘염쟁이 유씨’일 것이다. 올 2월 대학로에 상경한 유순웅씨의 모노드라마 ‘염쟁이 유씨’는 ‘망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라는 소심한 기대를 뒤엎고 대학로 최고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열린 ‘2006 서울연극제’에서는 관객들이 뽑은 최우수작품상인 인기상을 수상했고, 20번을 봤다는 폐인들까지 생겨났다. 지난 2월 국립극장에서 시선집중전 공연이후 3월부터 6월까지 마로니에극장, 7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두레홀에서 공연을 한다. 2008년 스케줄도 이미 다 짜여져 있다고 한다.

염쟁이 유씨는 대전에서 활동중인 김인경씨가 극본을 쓰고, 유순웅씨가 출연한 ‘순수 지역연극’이다. 유씨는 1인 15인역을 소화하며 ‘죽은 것 보다 사는 것이 더 힘든거지~’라는 짜릿한 독백을 던졌다. 한해에 보통 200~300편의 연극이 오르는 대학로 무대에 지역연극이 ‘살아남아’ 장기공연하는 최초의 예이기도 하다.

유순웅씨는 예술공장 두레 상임연출과 대표를 맡아온 잔뼈가 굵은 문화운동 1세대다. 그래서 ‘청주 배우’라고 꼭 강조한다는 그는 “서울도 좀 더 큰 지역일뿐인데,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오기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성공할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청주에서 출퇴근을 결심했지만 체력이 떨어져 지금은 가끔 서울에서 외박도 한다는 그는 여전히 거처는 옮기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순웅씨는 충북민예총 사무처장 자리를 지키느라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면 항상 사무실로 출근했다.

4. 예술의전당 ‘먹구름’ 지휘자 선정과 상표등록 논란

청주시는 올해 일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청주시립교향악단과 국악단 상임지휘자를 선정했다. 투명성을 위해 지휘자 선정과정을 그동안 공모에 부쳤지만 적합한 심사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논란이 계속됐다. 또한 자문역할만 하는 운영위원회의 제도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도 뒤따랐다.

결국 시립교향악단 지휘자는 현재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인 조규진씨가, 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는 상임부지휘자를 역임했던 한석씨가 선정됐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 하지만 예술단의 실력향상과 내부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또한 최근 ‘예술의 전당’ 명칭 사용을 두고 특허법원은 예술의전당 상표에 대해 ‘상표등록 무효’ 판단을 내렸지만 서울고법은 ‘주지의 상표’ 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만약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명칭 사용 금지 판결이 내려지면 대전시와 청주시 등은 예술의전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명칭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5. ‘처음’을 기록한 공연 무대
    청주예술제, 연극 직지, 충북연극배우협회 창립공연

▲ 연극 직지. 젊은 연극인들이 뭉쳐 만든 ‘2006청주공연예술제’가 처음 막을 올렸다. 대한연극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는 청주대 연극과 전공 4개팀과 서울극단, 청주지역 극단들이 참여했다. 극단 청사는 ‘그것은 목탁구멍속의…’으로 올해 전국연극제 금상 수상을 했고, 한국연극배우협회충북지회가 배우의 재교육 워크샵과 창립공연을 올렸다. 예술공장 두레 역시 민족극학교 운영을 통해 체계적인 배우 교육에 나섰다. 성극 전문극단 ‘로드’가 창단해 기독교 문화운동에 물꼬를 텄고, 청주시연극협회는 올해 중국 진황도에서 초청공연과, 10월 김태수 작 이창구 교수 연출로 ‘연극 직지’를 초연했다. 6. 문화예술교육 센터 지정, 문화복지를 향한 ‘문화바우처’ 청주민예총이 문화관광부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정책으로 펼치는 ‘2006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향후 3년간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청주민예총은 현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문화 지형을 조사중이다. 2008년 이후부터는 광역자치단체형 뿐만 아니라 시도별, 시군구별로 희망기관에 한해 센터지정이 확대지정될 방침이다. 한편 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복지를 위해 벌이는 ‘문화바우처’사업의 주관단체로 충북민예총이 선정됐다. 이를 위해 충북민예총은 복지관, 동사무소, 장애인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충북문화바우처협의회를 발족했다. 문화바우처는 한마디로 문화복지 후원제도다. 대상자들은 저소득층 중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고, 선정된 공연단체들은 공연 입장료를 50%할인해 주거나, 티켓을 1:1로 더 발매해 후원하게 된다. 7. 미술관, 갤러리 ‘외연 넓혔다’ ▲ 신축개관한 신미술관 전경
청주 제1호 사립미술관인 신미술관은 150평 규모의 전시장, 교육실, 자료실, 카페테리아를 갖춘 3층 건물을 신축개관했다.

대안공간 스페이스 몸은 지난해 10월 미술관 등록을 마치고 올해 제1전시장외에 50평규모의 제2전시실을 공개했다. 이 공간은 서경덕원장이 직접 디자인해 화제가 됐다. 비상업갤러리에서 공공성을 띤 미술관으로 방향 전환한 스페이스몸은 관장직 또한 서원장의 부인인 이소영씨가 맡았다. 우암갤러리도 현재 영동에 있는 전시장외에 그동안 한빛일보가 운영하던 한빛갤러리 공간을 접수해 전시공간을 확장했다.

한편 청주시 한국공예관은 올해 처음 젊은작가 창작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자 석창원, 목칠 장기영씨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또한 인사동 쌈지길에 직지공예샵을 내고 외연을 넓였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 국공립미술관 중 공예상품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공예전문 월간지 크라프트가 해마다 선정하는 대표 문화공간에 선정되는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8. 예술가들 해외 및 창작활동 활발

   
▲ 소르본느에서 공연한 ‘가야미’
판소리 명창 조동언씨가 이끄는 가야금 삼중주단인 ‘가야미’가 올 초 문턱높은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우리 가락을 선보였다. 풍물굿패 씨알누리는 유럽에서 공연을 펼쳤고, 풍물연희단 울림은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풍물강습을 벌였다.

‘상생(相生)’의 작가 손부남씨는 두달여동안 미국의 버몬트 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강호생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개인전, 장백순씨는 싱가포르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해 ‘꿈꾸는 새’를 테마로 최근작을 소개했다.

또한 중견작가 김재관 교수가 40년 예술인생을 정리하는 전시회와 화보집을 냈고, 상하이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한편 시립국악단에 적을 두고 있는 젊은 여성 연주인들이 뭉쳐 실내악단 ‘女友’를 창단했고, 일신여고 고적단 박희근 교사는 전국관악제를 청주에서 처음 개최했다. 또 창단 10주년을 맞은 민들레의 노래가 정기공연을 벌였다.

9. 웹진 생생, 새 문예지 발간

임승빈 청주대 국문학과 교수가 전국대상 시 전문 계간지 ‘딩아돌하’를 펴냈다. 임교수는 고려가요 정석가의 첫 구절을 따와 ‘딩아돌하’가 한국시의 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랐다. 딩아돌하의 편집방향은 ‘한국시의 내밀성 추구’.

또한 50년대 청주에서 문학활동을 했던 문인들의 모임인 청오문학회(회장 오세탁)가 반세기를 넘어 최근 문집 ‘돌체시대’를 펴냈다. 돌체시대는 과거 이들의 모임장소인 돌체다방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회원들은 박재용 오세탁 송주헌 이상훈 우영 허근 박영수 임찬순 윤병수 조장희 씨 등 10명이다.

세월따라 흰머리 늘어나는 처지에 발간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웠다는 원로 문인들의 고백은 연말 문학계의 훈훈한 뉴스가 됐다. 한편 사이버 공간에 충북민예총 문화예술웹진 ‘생생’(http://webzine.cbart.org)이 떴다. 지난 3월 발간된 웹진 생생은 이철수 판화가가 지회장을 맡으면서 제일 첫번째로 한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회원들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회원 재교육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자 했던 생생은 현재 9호까지 발행했다. 생생의 독자는 현재 1만 5000여명이다.

10. 아르온, 금요상설무대 운영

청주민예총은 국무총리산하 복권기금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조성사업지원금을 받아 그동안 풍물연희단 울림이 사용했던 자유회관 4층을 이른바 ‘아트 센터’로 탈바꿈시켰다.

‘아르온’은 200석 규모의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춘 공연장(60평), 연습공간(30평), 세미나실, 음악교육실, 전통교육실, 통합사무실등을 마련했다.

아르온은 소극장 개념이 아니라 개인 및 단체들의 발표무대라는데 의미를 띤다. 즉, 창작활동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개인 예술가들과 동아리들에게 무대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 특히 매주 금요일 상설공연을 통해 연극, 영상, 풍물패들이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9월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금요상설무대가 문을 닫은 것은 단 2주 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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