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프랑스계 할인점인 한국까르푸의 입점이후 청주시내에 일대 혼란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등장하였다. 저가 공세에 나선 외국계 대형 할인점의 등장에 소비자들은 시장바구니를 들고 아침부터 까르푸를 향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초저가 전략을 선택했지만 이처럼 지역 소비자들의 행렬이 대단할 줄은 당사자인 까르푸조차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아마 이 순간 당사자들은 기뻐 놀란 나머지 표정관리를 하느라 곤욕을 치렀을 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놀란 사람들은 까르푸측만 아니었다. 그들은 바로 출퇴근 근로자, 택시운전기사, 버스운전기사, 소비자 등 청주 시민이었다. 평온하게 흐르던 시내교통은 순간 뒤엉켜 버렸다. 그야말로 교통대란이었다. E-마트로 인한 교통혼란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시내중심부에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까르푸가 밀려드는 소비자들로 인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때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은 울분을 토로하고 있었을 것이고, 한국까르푸는 수입이 얼마나 될 까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재래시장 상인들은 사느냐 죽느냐를 고민해야 했을 것이다. 한국까르푸 뒷편에 위치한 허름한 재래시장은 그 옛날 활기차고 정감어린 웃음을 잃은채 하나 둘씩 닫혀진 가게문사이로 적막함만이 감돌고 있다.
결국 교통체증에 성난 운전자들의 경적시위 사태가 발생하였고, 충북 사회단체들은 까르푸 불매운동을 펴기로 선언하는 등 시민들의 분노가 일기도 하였다. 그리고 충청북도의 교통영향평가가 도마에 올랐다.
대부분 대형 할인점 고객들은 자가용을 이용한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대형 할인점은 그 특성상 시외곽 지역에 위치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국까르푸는 인근 재래시장 상인의 반발, 교통체증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는 시내중심부에 입점했다.
통상적으로 소비재를 판매하는 점포들은 영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해당 점포의 위치와 존재를 미리 알게 된다. 그런데 한국까르푸 청주점의 경우는 문을 열때까지 대부분의 청주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까르푸가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위협, 교통체증 등의 문제점을 예상하고 비밀리에 입점하려 했다는 정황을 설명하는 결정적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한국까르푸의 시내중심부 선택은 인근 상인의 매출감소, 교통체증 등 지역경제 손실의 고려없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지역사회는 한국까르푸의 선택을 묵인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현재 교통혼잡비용을 확실하게 지불하고 있다. 물론 대형판매시설이 한 지역에 들어서면 부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한 지역의 유통산업을 전반적으로 발전시키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까르푸의 경우는 위치선정에 있어서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사례인 만큼 시외곽으로의 이전은 지역사회 뿐 아니라 한국까르푸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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