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개인·기업 출연재단 10여개, ‘나눔의 미덕’ 실천사례
최대 충북대장학재단 52억원, 최고 은성장학회 63년 연륜

사회사업에 뜻을 가진 경우,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후원활동을 위해 재단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허가관청의 적절한 감독을 받아 투명한 회계와 원칙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 현행법상 장학재단은 관할 도교육청에 복지재단은 도청에서 설립허가를 받게된다.

2월현재 충북도교육청이 허가한 장학재단은 49곳이며, 충북도가 허가한 복지재단은 28곳이다. 장학재단은 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설립추진하거나 종친회, 마을기금 등을 기반으로 조성된 경우가 많았다. 복지재단은 종교단체가 설립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특정한 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15일 허가받은 한건복지재단만이 유일하게 개인출연으로 시설운영없이 설립된 경우였다.

도내 최초의 장학재단은 일제 식민통치를 받던 1940년 5월, 민구관(舊官)으로 알려진 민영은선생(43년 작고)이 설립한 ‘은성장학회’를 꼽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도 손가락안에 꼽히는 오랜 연륜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9명이 장학금 수혜를 받았고 81억여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장학재단 가운데 출연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충북대학교발전기금재단으로 51억75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단양지역 시멘트 3사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단양장학회가 45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정하모군수 재임때인 지난 96년 성신양회, 한일·현대시멘트, 백광소재의 출연금과 군민 기탁금으로 재단을 설립했다. 50억 기금목표로 자산을 불려가고 있으며 지난해 120명의 관내 고교·대학생에게 1억3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 93년 설립된 서범장학회도 개인출연 재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장훈씨(감초당한약방 대표)가 충북도의원 재임시 설립한 것으로 6억여원의 자산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8월 공시지가로 6억원이 넘는 토지를 추가 출연해 현재 자산총액은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씨는 주변에 알리지않고 은밀하게 추가 출연을 마쳤으며 향후 20억원대까지 기금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범장학회는 청주·청원권 고교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향토 소주를 생산해온 (주)백학소주 창립자 박문복씨(79)는 지난 94년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2억원을 충북도에 기탁해 찬사를 받았다. 이후 2차례 추가 출연을 통해 5억3000만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3명의 도내 중·고·대학생에게 36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한 충북도문정장학회는 도지사가 당연직 이사장을 맡아 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

박문복씨는 “백학소주가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 큰 회사인데, 지역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나서기 보다는 공신력있는 공공기관에 운영을 맡기는 것이 비용도 절감하고 제대로 될 것 같아 도청에 일체를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94년 청주공단내 신흥기업의 창립자인 김호수씨(73)가 3억원을 출연해 남강장학회를 설립했다. 이후 4개 계열회사의 이익 가운데 일부를 추가 증자해 현재 8억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295명의 고교·대학생을 대상으로 3억6700만원을 지급했다. 학자금 이외에도 저소득층 우수학생에게는 생활자금까지 연간 360만원까지 지원해 주는등 수혜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고교·대학에 공문의뢰에 추천을 받아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경영이익의 일부를 해마다 기금으로 적립해 늘려가는 방식을 택해 안정적인 재단운영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97년 고 김태성씨(당시 77세)가 작고하기 2개월전에 설립한 간송문화재단(이사장 신용문)도 향토기업인의 지역환원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간송문화재단은 현금 6억원과 9억원대 부동산을 포함, 15억800만원의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고인 생전에 이상록, 조성훈, 김낙형, 신방웅씨등 지역원로들을 이사진으로 위촉해 설립식을 가졌다. 재단은 작년까지 6회에 걸쳐 2억여원의 장학금 및 지원금을 지급했다.

장학사업 이외에 지역의 학술, 연구, 지역사회 공헌단체 등을 후원하기도 했다. 김영호사무국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재단 기금운용에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고교생 장학사업과 환경미화원 및 독거노인 지원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토지재산은 수익성이 떨어져 매각후 건물을 취득해 임대를 통해 재단수익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인은 암투병 중에도 재단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사후에는 평생 수집한 골동품 744점을 청원군에 기증해 현재 문의문화재단지에 상설 전시되고 있다.

특히 학교동문이 설립한 장학재단으로 지난 2000년 충북고 출신 벤처사업가 장흥순·김용주씨가 20억원을 출연한 청운장학재단(이사장 송대헌)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벤처기업인으로 우뚝 선 2명의 동문이 각각 10억원씩 거금을 쾌척해 다른 학교 동문회의 부러움을 한껏 받기도 했다.

또한 신동주동문이 15억원 규모의 재학생 기숙사 시설인 청운관를 건립해 겹경사를 맞게됐다. 현재 한해 평균 150명의 학생에게 9000여만원의 장학혜택이 주어져 충북고는 청주권에서 고교배정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기금규모와 관리운영상 문제로 장학재단을 설립하진 않은 상태에서 각급 고교별로 동문회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9년 정진석대주교가 청주교구장으로 봉직할 때 설립한 정진석장학재단이 20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꽃동네에서 출연했고 이수성씨를 이사장으로 위촉했다.

조흥은행충북장학회(기금 25억원)는 지난 88년 전신인 충북은행이 지원환원사업으로 설립한 재단으로 조흥은행 이관이후 기금확보가 여의치않은 상태다. 또한 농협은 충북도청·도교육청 금고를 운영하면서 각각 청풍장학회(기금 17억4000만원) 충북교육장학재단(기금 4억원) 설립출연금을 기탁했다.

충북도가 운영하는 청풍장학회는 오는 2008년까지 30억원으로 기금을 늘릴 예정이다. 특이한 장학회로는 지난 90년 당시 청주지검장인 정경식씨가 설립한 ‘오송장학회’를 들 수 있다. 당시 소년체전에서 충북수영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수영선수 지원을 위해 지역기업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출연받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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