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되풀이 할 수 없다” 각성
“여당다운 여당 구축하자” 분위기 확산

충북은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여 민주당 정권 재창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대중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도 5년 동안 야당 같은 여당에 머물렀던 충북의 민주당이 이번 정권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감지되는 변화는 일단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 없다는 자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지역 민주당 인사들이 김대중대통령 당선 때는 눈 위에 강아지 날 뛰듯이 좋아했지만 이번에는 조용한 가운데 앞날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는 말로 충북 민주당 분위기를 전했다. 정권 교체야말로 내 세상을 의미한다고 믿었던 그들에게 현실의 벽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DJ 정권 때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서로 헐뜯으며 상대의 앞길을 막았던 것이 결국 누워 침뱉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옛 민주당 인식 깨기 위한 노력
민주당 충북도지부의 요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우리가 잘 돼야 나도 잘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여당다운 여당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몫 찾기의 일환이다. 어느 ‘자리’에 누구를 추천하는 모습도 보인다는 게 민주당 인사의 전언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재 인프라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한다. 쓸만한 인재가 없다는 한탄이다. 민주당 충북도지부내에 존재하는 구당직자와 현 당직자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현존한다. 당이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보다 임기응변식으로 사람을 끌어다 써온 오랜 관례로 인해 당 운영에 있어 시스템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 충북 도지부를 비롯한 지역 민주당은 DJ 정권 5년 동안 이렇다할 인재 풀을 만들지 못했다. 겨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현 정부의 외곽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이번 노무현 정권에서 지역 인사들의 등용이 활발할 것 같지도 않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나 대통령비서실, 또는 민주당 중앙당에서 활동하고 지역인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박범계인수위 정무분과 위원(영동·변호사), 유인태청와대정무수석(제천), 정영애(충북도여성정책관) 정도가 차기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지역 인사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당에서는 이번 노무현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과정에서 박영호씨, 이후삼씨 등이 역할을 해 현재 중앙당에 잔류해 있는 정도다.
이같은 엷은 인적 분포로 인해 노무현 정권에서도 충북 민주당은 예전같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야당같은 여당의 신세를 당장 벗어버리기는 지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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