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타국에서 보내는 중국유학생들

민족의 명절 추석, 우리나라와 명절 풍경이 사뭇 다르긴 하지만 중국에서도 음력 8월 15일은 중치우지에(仲秋節·중추절)라는 고유의 명절이다.

도내 대학들의 해외유학생 유치로 청주에서도 중국유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 사진 왼쪽부터 취동메이 위슈오 위원지아 한린이
중국 단동대 영어과를 다니다 청주대 경제학과에 재학중인 취동메이 씨(曲冬梅·23세)는 유학 온 지 3년이 돼가지만 여전히 이맘때쯤이면 고향생각이 난다.

“중국에서 중추절은 민족의 명절이지만 한국과 같이 떠들썩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추절 저녁이면 가족끼리 모여 앉아 월병을 나눠먹고 달구경을 하는 풍습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고향길의 설레임을 이야기할 때마다 중국에 있는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취동메이 씨는 말했다.

중국은 산아제한으로 가구당 한 명의 자식밖에 둘 수 없어 자식들을 유학 보낸 부모들은 쓸쓸한 명절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취동메이는 쓸쓸한 명절을 보낼 부모님을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픈 모양이다.

낯선 청주에 온 지 이제 한달이 지난 위원지아 학생(23·중국 연태)은 “중추절에 집에 모일 수 없는 형편이면 같은 시간 달을 바라보는 것으로 마음이라도 함께 한다. 중추절에 이곳 친구들과 함께 중국음식을 해먹는 것으로 그리움을 달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주대 중국유학생들은 1년간 한국어연수과정을 거쳐 정규학부과정 3학년으로 편입하게 된다.

한국어연수과정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중추절 아침에는 많은 유학생들이 함께 중국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고향을 그릴 것이다.

유학 1년차인 한린이 씨(23·중국 청도)는 “엄마가 해주신 만두가 제일 먹고 싶다. 비슷한 맛을 낼지는 모르지만 만두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대에서 만난 중국유학생들은 비싼 물가와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 유학생활의 가장 큰 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지아 씨는 “한국음식은 대체로 맵다. 중국음식을 먹고 싶지만 제대로 하는 중국음식점은 너무 비싸 유학생들이 가기엔 무리다”고 말했다.

유학생 대부분이 중국의 중산층 가정 자녀라는 것이 위원지아 씨의 설명이다.

학부과정을 마치고 서울의 한 출판사에 취업하게 된 취동메이 씨는 “3년 전에는 중국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외롭지 않을 만큼의 친구들이 있어 다행이다. 목표한 바 있어 유학을 온 만큼 중국학생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어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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