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등학교 254곳 가운데 232곳 ‘효도방학’ 시행

 도내 대부분의 학교들이 추석을 맞아 방학에 버금가는 긴 휴가에 돌입했다.

10월 3일 개천절과 5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 4일, 여기에 휴일과 휴일 사이 2일과 4일을 효도방학으로 지정, 8일간의 ‘가을방학’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 일부 학부모들은 “누구를 위한 효도방학이냐”며 학교장의 재량으로 결정된 이번 연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254곳 가운데 4일을 효도방학으로 지정해 쉬는 곳은 232곳, 2일과 4일을 모두 쉬는 학교가 99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24개 중학교 가운데 청주중, 주성중, 남중 등 87곳이 5일부터 5일간의 연휴에 들어가고, 충주 중앙중, 충주여중 등 16개 중학교가 8일간의 연휴를 시작했다.

고등학교도 도내 79개 학교 가운데 충북고, 충북예술고 등 45개교가 4일을 효도방학으로 지정했으며, 충북인터넷고 등 실업계 고교 6곳이 2일과 4일 모두 쉰다.

학부모 김 모씨는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들은 어린 아이를 맡겨둘 곳이 없다. 직장에서는 쉬지 않는데 학교만 쉬니 난감하다. 또한 명칭도 우습다. 학부모들은 아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데 무슨 효도방학이냐, 사실 이렇게 바쁠 땐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이 효도다”고 말했다.

학부모 신 모씨는 “지난 봄에도 5월 6일을 효도방학으로 지정해 3일간의 연휴를 만들었다. 학부모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교사를 위한 휴일지정에 효도방학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한 초등학교 교장은 “이번 효도방학은 이미 학년 초 직원협의회를 거쳐 학교운영위의 승인을 받아 결정된 일이다. 교육부가 정한 수업일수를 충족하는 내에서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휴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직원협의를 통해서 쉬기로 했다는데 자녀를 맡긴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떻게 반대를 할 수 있느냐, 학운위에서도 학부모대표들이 반대를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2일과 4일 모두 정상수업을 결정한 중학교 교장은 “학교장의 재량이라 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부담과 학생들의 리듬을 고려해 정상수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중학생의 경우 휴일이라고 해서 따로 돌봐야 할 일은 없지만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 자녀들이 연휴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중간고사를 대비해 학원의 경우 연휴기간동안에도 보충수업을 하는데 학교는 교직원의 편의에 의해 아무런 대책없이 10일 가까운 연휴를 갖는 것은 직무유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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