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공 그동안 2급수라고 대외발표… 사실축소 의혹제기
청주는 물론 대전과 천안 아산 등 여러 지역의 광역상수도원(上水道源)인 대청호의 수질이 3-4년전부터 사실상 3급수로 악화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관리주체인 수자원공사는 대청호 수질에 대해 대외발표를 할 때 늘 2급수라는 공식입장만을 밝혀와, 그동안 대청호 수질의 3급수 전락사실을 감추거나 애써 축소해 온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전국에 걸쳐 수역별 항목별로 수질환경기준을 설정하고 있는데, 수역별로는 하천 호소로 구분하고, 항목별로는 생활환경기준인 ph(산성도)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SS(부유물질) DO(용존산소) 대장균수 총질소(T-N) 총인(T-P) 8개 항목과 사람의 건강보호기준을 구성하는 카드뮴 등 세부항목을 따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하천과 호소에 각각 5개 등급의 수질기준을 두고 있는데, 호소는 생활환경기준 8개 항목 중에서 COD가 기축적 기준이 되고 있고 하천은 BOD를 주요기준으로 삼고 있다.

COD 한결같이 3ppm 넘어

그런데 대청호의 수질이 4년 전인 지난 98년부터 COD수치의 경우 거의 전지역에 걸쳐 3.0mg/l 이상인, 상수원수 3급수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청댐 5’ 측정지점(보은군 회남면 어성리 회남교 부근)의 경우 연평균 COD수치가 98년 3.2, 99년 3.0, 2000년 3.2(이상 mg/l)를 보였고 ‘대청댐 3’ 지점(청원군 문의면 상장리 청주취수장 부근)도 98년 3.2, 99년 3.0, 2000년 3.2로 측정됐다.(도표참조)
또한 ‘대청댐 1’ 측정지점(대전시 동구 추동 중리취수장)역시 98년 COD수치가 3.2를 기록한 데 이어 99년 3.0, 2000년 3.0을 보여 사실상 수질이 상수원수 3급수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상수원수 3급수는 수산용수 2급수, 공업용수 1급수와 같은 수질이다.
호소의 수질은 COD가 3.0이상일 경우 상수원수 3급수, 3.0이하는 상수원수 2급수, 1.0이하는 상수원수 1급수로 각각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대청댐 1, 3, 5 측정지점의 수질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이는 “대전은 1-2급수인데 청주취수장 물은 3급수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근거없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이다. 청주취수장의 물이 3급수라는 말은 사실과 부합하지만 대전지역 취수지점의 물이 청주취수장 물보다 좋다는 항간의 인식은 실제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측정지점별로 수질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2급수에 가깝다” 강변

그러나 충북도는 대청호 수질의 사실상 3급수 전락 사실에 큰 관심이 없는 듯 “대청호는 궁국적으로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다만 충북도에서는 그동안 수자원공사에 청주취수장의 이전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수자원 공사에서는 대청호내 지점별로 수질에 큰 차이가 없다며 취수장 이전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견해만 드러냈다.
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사무소는 “COD가 호소의 수질을 판정하는 주요기준이기는 하지만 COD수치만을 가지고 대청호 수질이 3급수로 악화됐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결론적으로 대청호 수질은 아직도 2급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청호 수질이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온 사실은 인정한다”며 “COD가 2급과 3급 수질을 구분하는 임계점인 3.0대를 약간 상회하고 있지만 이 정도의 수질이라면 정수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수질로써 그리 문제될 것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신경쓰는 문제는 여름철이면 대청호에 발생하는 조류현상으로, 올해는 청주취수장과는 거리가 먼 보은지역에 국한해 발생하는 바람에 청주지역 공급 수돗물은 다행히 괜찮았다. 따라서 향후 과제는 조류발생을 막기 위해서 총질소와 총인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대청댐 아래에 광역취수장 건설

그러나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의 이런 인식은 지나치게 안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청호 수질이 ‘2급수에 가까운 3급수’라고 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엄연히 COD수치상 3급수 수질로 분류되는 대청호 수질을 2급수라고 주장하며 이런 인식에 근거해 대청호 수질이 우려할 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항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환경부는 올해 대청댐 물의 연평균 COD수치를 시간적인 한계상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지난 2-3년간 평균수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수자원공사 청주권관리단 관계자는 “현재 1일 취수능력이 29만t에 이르는 청주취수장과 별도로 대청댐 하류 조정지댐 부근에 광역상수도 2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현재 시험가동중인 1일 98만t 취수규모의 광역상수도 2단계 취수장이 가동되면 여기서 취수하는 물은 상수도로 사용하고 기존 청주취수장은 공업용수 취수시설로 ‘용도변경’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이는 대청호 수질의 3급수 전락에 따른 수자원공사측의 내부대응 전략으로, 그동안 청주 청원지역에서 제기돼 온 취수장이전 압력을 대외적으로는 불응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전폭 수용한 결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 청주권 관리단 관계자는 “그러나 전문적 식견에서 말한다면 조정지댐 부근에 설치된 광역상수도 2단계 취수장 부근의 수질역시 대청댐안의 호소 수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이곳의 물이 준유수(準流水)로, 흐르는 물에 가까운 물인 까닭에 여름철에 녹조영향을 덜 받는 물을 취수할 수 있는 장점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의기자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