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총리에 단병호·김홍신·김두관 장관
이문옥(감사원)-강준만(KBS) 과반수 추천

노무현 정부의 첫 조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누가 국무총리가 될 것이며 각 부처의 장관들은 어떤 인물이 등용될 것인가. 노 당선자는 이전 정권과는 달리 국무총리와 장관 추천권을 네티즌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더욱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10일부터 ‘나도 추천합니다, 이 사람을 장관으로’이라는 특별기획을 통해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기획을 시작한 지 4일 만인 13일 낮 12시 현재 233명의 네티즌이 참여해 국무총리와 장관 등 예비 내각의 적임자를 추천했다. 추천자를 실명으로 했기 때문인지 장난 내지 음해성 추천은 거의 없었고, 다들 진지하게 자신의 추천권을 행사했다.
<오마이뉴스>는 대통령직 인수위가 시행중인 국방부를 제외한 18개 장관 장관에 대한 추천보다 범위를 넓혀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한국방송(KBS) 사장,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포함해 25개 장관(급)을 대상으로 했다.
네티즌들(전체 233명)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부처는 국무총리(31명)와 교육인적자원부(25명), KBS(24명), 감사원(23명), 문화관광부(17명) 등이었다. 반면, 기획예산처·법무부·국방부 등은 13일 오전까지는 추천된 인사가 없어 대조를 이뤘다. 이는 대중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부처에 추천이 편중된 현상으로 보여진다.
개인적으로 압도적인 추천을 얻은 인사로는 감사원장으로 추천된 이문옥 전 감사관(민주노동당 전 서울시장 후보)과 KBS 사장으로 추천된 강준만 전북대 교수다. 이들은 해당 분야에서 과반수의 추천을 받았다. 이밖에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추천된 김두관 전 남해군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추천된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 환경부 장관으로 추천받은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이 해당 분야에서 높은 추천 비율을 얻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관심이 집중된 국무총리 후보로 고건 전 서울시장이 조순형 민주당 의원, 김원기 민주당 정치고문 등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안정·균형’ 대 ‘개혁·청렴’의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고건 전 시장이 총리감으로 젊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의 현실적인 선택은 현·전직 고위 관료를 다수 추천한 데서도 드러난다. 다만, 새 정부의 장관으로 추천된 전·현직 관료들은 대부분이 재임 당시 개혁 성향으로 평가받았던 인물이어서 현실적인 행정 경험과 더불어 개혁성 때문에 후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총리(3명)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4명) 등으로 추천받은 한완상 방송통신대 총장은 YS정권 때 통일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거쳤다. 또한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추천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행정자치부 장관(2명)으로 추천된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과학기술부 장관(2명)으로 추천된 정근모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도 관료 출신들이다.
이와 더불어 현직에 있는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2명)과 보건복지부 장관(2명)으로 복수 추천됐고, 한명숙 여성부 장관도 국무총리(2명)로 추천돼 눈길을 끌었다.
현실적이고 개혁적인 키워드 말고도 또 다른 특징은 대중성이다. 네티즌 추천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이 일반 국민들에게 노출 빈도가 높았던 인물들로 정치인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정치인들은 각 부처에서 다양하게 추천되었는데, 대표적인 인물은 김원기 고문·조순형 의원·김근태 의원(국무총리), 이재정 의원(교육인적자원부), 김원웅 의원(외교통상부), 허운나 의원(정보통신부), 김홍신 의원(보건복지부), 이미경·추미애 의원(여성부), 신기남 의원(국가정보원) 등이다.
네티즌다운 선택으로 보여진 부처는 단연 강준만 교수(KBS 사장)와 이문옥 전 감사관(감사원장)을 비롯해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노동부), 최열 사무총장(환경부), 영화배우 문성근씨(문화관광부)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강한 개혁성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거나,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던 인물이다.
주요 부처별 장관(국무총리 포함) 적임자로 최다 추천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고건 국무총리(5명/31명) △이필상·김종인 재정경제부 장관(2/9) △이재정 교육인적자원부 장관(5/25) △이문옥 감사원장(13/23) △이장희 통일부 장관(4/13)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4/12) △정근모 과학기술부 장관(2/2) △문성근 문화관광부 장관(4/17) △김성훈 농림부 장관(3/8) △한원덕 산업자원부 장관(2/4) △허운나 정보통신부 장관(3/5) △김홍신 보건복지부 장관(5/16) △최열 환경부 장관(3/6) △단병호 노동부 장관(5/11) △강준만 KBS 사장(13/24).

다음은 다수의 네티즌들로부터 각 부처의 장관(국무총리 포함)감으로 뽑힌 인사들에 대한 대표적인 ‘추천의 변’을 발췌한 것이다.

“진보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인물”
현 정부에 대해서 경험이 적은 것에 대하여 많이 걱정한다. 고건씨라면 현 정부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진보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아 편협하지 않고, 실수가 적으며,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보수적인 국민들도 고건씨라면 안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추천인: 김영순)

“소속 집권당 잘못에도 쓴소리”
다선 의원이지만 항상 정도를 걷고 의정활동에 성실하다.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적도 없고 소속 집권당의 잘못도 야당못지 않게 비판했다. 자기 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걸어온 길에 약점이 없고 떴떴하기 때문이다. 그는 당내에서 은근히 배척 당해 큰 요직을 맡을 수 있는 그릇인데도 소외됐다. 조 의원은 인사청문회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다. (추천인: 이금자)

“행정 경험 겸비한 참여 지식인”
교수 시절부터 참여 지식인으로써 활동을 해왔고 또한 민주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또한 통일부 장관 때는 북핵 문제를 다뤄왔고, 이인모옹 송환 등을 볼 때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이며 발전적이다. 그리고 교육문제에도 우리 사회의 금기사항인 학벌문제를 정면제기하는 등 개혁성을 갖췄다. 행정 경험 면에서도 통일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여러 대학의 총장을 역임했다. (추천인: 정문희)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며 조화이뤄”
성공회 신부이자 성공회대학 총장 출신의 학자로서 평생동안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 온 분이다.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해 진일보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성직자로서 개인적인 영달을 스스로 자제하고 각계 각층의 의견을 조화롭게 통합시켜 나갈 수 있는 성품을 지닌 분이다. 정치적인 논리보다는 가치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는 분이 장관이 되어야 교육개혁이 가능하다고 본다. (추천인: 이상민)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막을 인물”
김영삼·김대중 정부의 연이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교육개혁은 이미 잘못된 교육개혁으로 판명되었다. 그것은 이미 영국에서 엄청난 부작용을 동반하며 사망선고를 받은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미국·영국의 유학파를 중심으로 하여 영·미식의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공교육의 부실화와 사교육 서비스의 확대, 빈익빈 부익부 교육을 하려는 가진자 위주의 교육정책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인식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추천인: 박주현)

“자신의 양심과 국민의 알권리 지키는 신념”
그에게는 50이 넘는 나이에 4급 공무원의 자리를 내던질 수 있는 용기가 있다. 자신의 양심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당당히 부정부패를 폭로할 줄 아는 신념이 있다. 그는 민주당의 철옹성 광주에서 시민 후보로 출마해 지역주의와 싸웠다. 자신의 양심과 신념을 지키는 모습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오랜 감사원 재직 기간 쌓아온 업무 능력은 부패방지법 제정에서 빛을 발했다. 민주노동당 부대표로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역량도 보여주었다. 이문옥이 있는 한 누구도 감사원장 자리에 맘 편하게 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추천인: 조원종)

“민족주의적이면서 국제 감각 갖춘 인물”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급진적인 통일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때에 통일부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러므로 민족주의적이면서도 국제적 감각이 뛰어난 젊은 지성이 통일부를 맡아야 할 때다.
설령 북한이 잘못하는 경우엔 그들의 잘못을 가차없이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남한의 반민족 세력들에게도 그 생각의 그릇됨을 지적해줄 수 있는 용기있는 지성을 우리들은 통일부 수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장희 교수는 그래서 적격이다. (추천인: 박기남)

“청렴 결백 살아 있는 지방자치 교과서”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정확히 읽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젊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에서 이장 출신으로 무소속 군수로 당선되어 한나라당에 기웃거리지 않고 7년 동안 소신있게 행정을 이끌어 온 점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7년 전 최연소 단체장으로 당선되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용기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김두관씨는 리더십이 있으면서도 깨끗하기로 황희 정승이 꼬리를 내릴 정도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추천인: 김성철)

“그의 용감한 시대정신의 표출을…”
대선 기간 우린 보았지 않은가? 그의 용감한 시대정신의 표출을…. 그는 정치에는 절대 나갈 일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관료사회에도 적응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람이 문화관광부를 바꿀 수 있고 관료집단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연극·가요계와 문단, 에니메이션 산업 등 이 모든 것을 중흥시키고 튼튼한 문화적 토대를 만들 수 있는 자가 문성근인가 하노라! (추천인: 진경찬)

“직원들과 농민에게 진심으로 큰절 하는 사람”
10년 동안 공직 생활하면서 정무남 농업진흥청장님처럼 청렴결백하고 겸손한 분을 뵌 적이 없다. 모든 관리자들은 직원들을 깔보고 무시하고 무조건 지시하는 권위주의 그 자체였는데 정 청장님은 그러지 않았다. 한 예로 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직원회의에서 땅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올리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저와 함께 일할 동료입니다. 힘을 합해 열심히 일을 합시다”라며 직원들에게 부탁의 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직원들은 뒤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정무남 청장은 쇼맨십이 매우 강하는구먼.” 그런데 시간이 흘러 농민들에게도 큰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그 큰절은 존경과 감사의 절이었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사람들은 지금 정무남 청장님의 그런 모습이 쇼맨십이 아니라 정말 타고난 겸손한 성품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식 없는 노무현대통령과 너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인: 최수호)

“인터넷으로 대선 승리 이끈 인물”
IT산업은 6T산업의 가장 기초가 되는 산업으로서, 전문가로서의 장점뿐만 아니라 기획 조정자로서의 역량도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인터넷으로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주인공이었을 뿐만 아니라, 연쇄적으로 육성될 다음 산업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런 훌륭한 인물을 반드시 발탁되어야 한다. 허운나 의원은 정보산업 이외에 종사하는 다른 인재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는 성공적인 여성이라고 본다. (추천인: 진중현)

“까다로운 보건복지위의 최우수 국회의원”
의약분업, 지역의보와 직장의보의 통합, 성전환자의 문제 등…. 돈 안되고 까다롭기만한 보건복지위에서 항상 최우수 국회의원을 차지한 인물이며, 소신과 원칙이 뚜렷한 인물, 정책을 정책으로 판단하며 당리당략에 얽매여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는다. 전문성과 대중성, 개혁성과 중도성을 함께 갖고 있는 인물로서 우리나라에 이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된다. (추천인: 조시용)

“아시아 최고 환경단체 10년 동안 이끌어”
환경운동연합이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환경단체라고 합니다. 그 환경단체를 10년 동안 이끌어 온 분이다.

“민주노총에 노동문제, 노사문제 맡겨보자”
민주노총이라는 단체가 사실 우리나라의 노동계를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가장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음으로 이 단체의 대표에게 노동문제, 노사문제까지 책임지고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면 사회적인 문제나 혼란은 대단히 축소될 것이고,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추천인: 박래섭)

“개혁적이며 노 당선자와 언론관을 공유하고 있다”
KBS는 개혁이 후퇴하고 여전히 구태의연한 보도로 공정성을 잃고 있다. 언론개혁의 시발점은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정한 자리에 개혁적인 인사를 최선봉에 세울 때 비로소 가능하다. 강준만 교수는 누구보다 개혁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가졌으며 노 당선자와 언론관을 공유하고 있다. 덜 마무리된 KBS 개혁을 다시 추진하지 않으면 언론개혁은 완전히 물거품이 된다. (추천인: 이동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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