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인근 구간의 도로 여건 개선을 요구
시. 주민들의 램프 요구 지점 주장은 도로 혼선에 따른 사고위험

제천시 신동과 마곡, 두무골 등 38번 국도 인접 마을 주민들이 통행의 불편과 안전 상의 이유 등을 들어 인근 구간의 도로 여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신도로 개통에 따른 주민 통행권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천시 용진자동차경매장(대표 김용진)과 신동, 마곡, 두무골 주민 1,287명 등은 지난해 12월, 신동가스∼중앙고속도로 진입로를 잇는 38번 구간 중 신도로(자료사진에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에 막혀 이용이 중지된 구도로(자료사진 왼편 전신주 하치 부분) 단선 지점을 하행선의 진출 램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제천시에 민원을 접수했다.
현재 제천시내에서 신동자동차매매센터와 마곡, 두무골 쪽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38번 신도로 상행선 신동가스 지점에서 맞은편 2개 차선을 가로질러 좌측으로 횡단을 하거나 2㎞ 이상을 지나 다시 제천방향으로 U턴을 해야 하지만, 시속 80㎞안팎의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을 피해 곡예 운전을 감수해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두 방법 모두 여간 아찔하고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11월 23일 신동에 10,000평 규모의 용진자동차경매장이 개장돼 진출입 차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루에도 수백 대의 차량이 신도로를 가로질러야만 하는 상황이 일상화되다 보니 38번 국도 자체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 운행에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용진자동차경매장 김용진 대표는 “경매장이 국내 최초의 직접 경매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규모 시설이다 보니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들이 몰리는데, 불합리한 도로 여건과 안전 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고객들 때문에 진땀을 흘릴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도로 여건이 나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2000년 12월 제천∼영월을 잇는 제천시 국도대체우회도로와 단양, 왕암산업단지 진입도로 등이 모두 이곳 신동 지점에서 분기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일대가 인터체인지형 구조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구도로가 신도로로 대체됐는데, 구도로가 이용되던 때에는 상하행선 어느 쪽에서도 이들 마을로 진출입하기가 쉬웠으나 신도로가 사실상 자동차 전용도로 방식으로 설계된 이후부터 신동 일부, 마곡, 두무골 등 몇몇 마을이 뜻하지 않게 교통섬으로 고립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불합리한 교통 체제가 주민들의 요구대로 개선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시는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법규정과 주변 여건 등을 들어 신동 지점에 램프를 개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는 무엇보다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램프 요구 지점 바로 앞에 왕암산업단지와 단양 쪽에서 충주나 원주 방면으로 진입하는 연결 부위가 있어 도로 혼선에 따른 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도로 연결을 위해서는 관련 법 규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예산 수립 등의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신도로에서 구도로 쪽으로 빠져나오는 차량이 신도로로 진입하는 단양, 왕암 쪽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시거리가 약 200m 이상에 달해 차량 안전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한 주민은 “시가 수천 명의 주민들이 매일같이 절박하게 겪고 있는 안전과 통행 상의 불편은 애써 외면하면서 관념 속의 안전 문제와 법규를 들어 현재의 불합리한 교통 체계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라며 “시의 답변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몰아 부쳤다.
이미 38번 국도 확장과 관련해 도로 인근 몇몇 마을에서는 길 건너편 농지와 맞은편 거주지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통로박스를 요구하거나 신도로에 농로 성격의 갓길 개설을 건의하는 등 마찰이 빈번해 왔다. 이번 문제 역시 주민들의 이동권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논쟁의 불씨는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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