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많을땐 10만~20만원 수거

<문화일보>철지난 바닷가에 여름철 수많은 인파가 흘리고 간 금품을 찾는 숨겨진 보물 찾기가 한창이다. 지난달 31일까지 올해 개장기간 무려 1700여만 명이 찾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스킨스쿠버 장비까지 동원해 여름철 물에 빠진 지폐를 찾는 사람들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한여름 대중 목욕탕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백사장과 바다를 가득 메웠던 피서객들이 군것질 등을 위해 지폐를 수영복이나 옷 속에 넣고 물놀이를 즐기다 잃어버린 지폐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 돈들은 처음엔 바닷물 위에 둥둥 뜨다가 물을 먹게 되면 바닥으로 가라앉는 과정에서 일부는 바닥의 해조류나 모래 속에 파묻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조류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해운대에서 20년 이상 해수욕을 즐긴 김모(53)씨는 “해운대 동 쪽 끝인 한국콘도에서 서쪽 웨스틴조선호텔 방향으로 조류가 움 직이면 물에 빠진 지폐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암초나 해초 등에 집중적으로 끼어 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지점은 수심 2.5~3m가량으로 바다에 떠다니던 쓰레기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운이 좋으면 한번 잠수해 10만~20만원을 수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거한 지폐는 대부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어서 건조 등을 통한 복원작업이 필요하다. 김 씨는 “건진 돈을 신문지 사이에 고이 펴 넣어 그늘에서 말려야 제대로 복원이 된다”며 “특히 20일 이상 물 속에 잠긴 돈의 경우 훼손이 심하기 때문에 정밀한 처리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해운대 구청 관계자는 “이같은 소문이 나자 수경을 끼고 물 속 을 뒤지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해수욕장에 서나 일어날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라고 말했다. 강원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는 지뢰나 폭발물을 찾는 장비인 금속탐지기를 들고 백사장을 샅샅이 뒤지는 사람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피서객들이 잃어버린 동전이나 목걸이, 반지, 팔찌 등 쇠붙이를 찾기 위해서이다. 이모(66·강원 속초시)씨는 “잘하면 하루에 동전 4만~5만원과 금반지 등을 찾곤 한다”며 “돈도 돈이지만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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