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충북인연 “그들의 사생활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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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충북인연 “그들의 사생활이 궁금하다”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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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 청주 친구 찾아 암울한 세월 감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이런 선입견에 대한 정설은 없지만 야사(野史)에 비친 그들의 모습엔 뭔가 색다른 면이 있다. 전두환은 그 부모가 황강에서 승천하는 꿈을 꿨고, 노태우는 귀가 컸으며, 김영삼은 중학교때부터 책상앞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글을 써 붙여 놓았는가 하면 김대중은 책을 읽으며 길을 걷다가 도랑에 빠질 정도로 독서광이었다고 한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무르익으면서 후보들의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올려졌다. 사실 연단의 근엄한 표정보다는 그 이면의 모습들이 해당 후보를 더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 4월 13일 충북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감들의 사생활, 특히 충북인연을 한번 엿보는 것은 그들의 실체를 제대로 알린다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선거인단에겐 정보제공인 셈이다.

이인제, 독서실에서 고시공부

이인제 후보의 충북인연은 서울 혜화동의 ‘소피아 독서실’에서 출발한다. 지금과 같은 고시촌이 나타나기 전에는 독서실은 곧 고시생들의 숙식처였다. 때문에 독서실에서 먹고 자고하며 경험했던 애환은 학생 때 공부깨나 했던 지금 40~50대들의 공통된 추억이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이인제는 이곳에서 고시공부를 했고 결국 결실을 거둬 대전지법 판사까지 지냈다. 그런데 문제의 소피아 독서실은 당시 충북 사람이 운영했고 자연스럽게 충북인들의 왕래가 잦을 수 밖에 없었던 것. 이 때 이인제가 만난 사람들이 송재성(보건복지부 보건사회연구원. 이사관) 한범덕씨(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 등이다. 이인제와 송재성은 친구관계이고 한범덕과는 형님(이) 동생(한)으로 지냈다. 당시 이곳 독서실 인맥들은 ‘소피아파’로 불렸다.
이인제의 충북인연은 친 동서관계인 동양일보 조철호 사장으로 인해 더욱 확고하다. 조사장 부인이 이후보 부인의 언니가 된다. 이인제는 83년 변호사 개업과 87년 민주당 중앙상무위원을 거쳐 88년 13대 국회의원(안양 갑)에 당선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정치적 두각을 나타냈다. 13대 총선에 출마할 당시 일부 친인척들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제는 지금도 스테디 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로마인이야기(시오노 나나미 지음)를 읽고 많은 감흥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 지인은 “이인제를 한번 만나 보면 인간적으로 아주 괜찮다는 인상을 갖는다. 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불복이 계속 그를 따라 다니며 괴롭히고 있는데 충청권에서 모처럼만에 나타난 인물임엔 틀림없다. 그가 색깔론이나 음모론을 제기하게 된 저간의 사정은 있겠지만 그의 평소 진취적 이미지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론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지난 3일 청주불교방송의 ‘김춘식의 시사포커스’에 전화로 출연해 4월 13일 경선과 관련, “충북인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충북에 원초적 인연이 없다. 현재 활동폭이 커진 노사모의 인맥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 다만 부산상고 동기동창인 정화삼씨(서울낫소 청주공장 전무이사)가 노무현이 청주를 방문할 때마다 부담없는 말벗이 되고 있다.
정화삼씨가 알고 있는 노무현은 아직도 ‘촌놈’이다. “60년대 초반쯤 부산상고가 시골에서 공부좀 한다는 애들을 장학금을 준다면서 전략적으로 모집했다. 이 때 같이 입학했다. 청주에 특별한 인맥이 없기 때문에 그가 내려 올 때마다 자주 소주잔을 기울였다. 요즘 상대 후보에 의해 친구가 과격하고 좌파성향이라는 공격을 당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시위현장에서 다소 격한 말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성품은 꼭 이웃집 아저씨 같다. 그러면서도 합리. 논리적이고 특히 원칙을 중시한다. 친구들 사이에선 거짓말을 안 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정화삼씨의 말이다.

시국사건 변론하다 생각 바꿔

그에 따르면 고졸 학력으로 고시에 합격, 변호사가 된 노무현은 처음 상고 출신의 특기를 살려 각종 경제 관련 소송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가 81년 친구 동생이 연루된 ‘부림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노무현의 생각은 바뀌게 된다. 노무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때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멀쩡한 학생들을 고문해 공포에 질린 눈빛, 섬뜩하게 느껴져 마주 쳐다 보기가 싫은 눈빛을 만들었다. 그들을 보는 순간 잘 나가던 내 변호사 시절은 끝났다.” 이후 노무현은 본격적으로 인권변호사로 변신했고 시국.노동사건의 무료변론을 도맡게 된다. 이 때문에 강성 이미지가 부각됐을 뿐이라고 친구 정이사는 기억한다. 최근 노무현은 자신에 적대적인 일부 언론에 의해 옥천 생수공장 연루건이 기사화됨으로써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정동영후보는 충북과 아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정동영은 우선 한범덕씨(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와 친구관계다. 똑같이 서울대 72학번으로 정동영은 국사학과를, 한범덕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한범덕이 청주 우암산의 보현사(태고종)에서 고시공부를 할 당시 군제대 후 복학한 정동영이 자주 이곳에 들러 시대의 고민(?)을 함께 나눈 것이다. 보현사 주지 원봉스님은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지만 이곳은 오래전부터 고시생들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정동영은 73년 10월 2일 서울 문리대 시위에 연루돼 강제 입영됐는데 당시 이사건은 유신 이후 첫 데모로서 지금도 당사자들 사이에선 ‘문리대 12 사태’로 불린다. 전북 순창에서 도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정동영은 이 때 이미 정치 내지 언론인적 기질을 보였다는 것이다.

술 마시다가 상관 첫선 불발시켜

정동영은 또 청주 MBC사장을 지낸 박우정씨와도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각별한 교류를 가졌다. 이 아파트는 MBC 조합주택으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해 있다. 청주고(44회)와 육사를 졸업한 이모세무사(청주시 흥덕구 복대동)는 경기도 부천에서 장교로 군복무를 했고, 이 때 정동영은 같은 부대의 사병이었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씨가 소위 때 첫선을 보기로 했는데 그만 정동영과 술자리를 같이 하다가 시간에 늦는 바람에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세무사는 “정동영과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고 학교 동창의 소개로 몇 번 만났을 뿐이다”고 말했다. 15대 총선때 진천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병남씨는 아예 정동영과 같은 소대원이었다. 정동영의 부모는 한 때 가계가 어려워 서울 한양대 인근의 사근동에 간이 봉재공장을 마련, 아동복을 만들어 동대문시장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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