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에 도달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흥미를 더해 가고 있다. 충북의 경선은 4월 13일로 예정됐고, 2054명의 선거인단이 연출해 낼 드라마는 벌써부터 시중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충북은 각별한 입지를 향유(?)했다.
직선으로 대통령을 뽑았던 아홉 번의 선거중 5대(1963년)를 빼고는 충북에서 선두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식자들 사이에선 ‘충북판 천기(天氣)’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충북은 예사롭지 않은 위치다. 충북 경선이 끝난 후 곧바로 부산과 수도권인 경기, 서울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충북의 결과는 막판 대세를 가름하는 결정적 단초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번 경선과 관련해선 노무현후보 출신지인 부산(4월 20일)과 이인제 후보가 우세를 점치는 경기(4월 21일)가 최대 고비가 되고 서울대회(4월 27일)에서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충북은 양측이 마지막 대첩을 벌일 이들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놓여 있는 셈이다. 등산으로 치면 정상을 바로 눈앞에 둔 이른바 ‘깔딱고개’에 해당된다. 충북의 경선결과는 이런 시각에서 색다른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조직은 이인제가 독점

충북 경선도 역시 이인제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2강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노무현의 바람, 노풍(盧風)이 일기 전만 해도 충북은 이인제후보의 아성으로 인식됐다. 홍재형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지부를 비롯한 각 지구당 등 당의 공조직 대부분이 친 이인제 성향인데다 21세기 산악회를 중심으로 하는 사조직의 움직임도 가장 활발했기 때문이다.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은 자신들이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갖고 있지만 현재를 기준하면 대부분 이후보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정설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 16대 총선 때 지구당 위원장들이 공천을 위해 당시 중앙당 선대위원장이었던 이인제후보와 직간접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었고 또 최근 위원장이 교체된 지역(청원)도 이후보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전후관계상 도내 공조직은 어쩔 수 없이 이후보 성향이 됐다”고 말했다.

예사롭지 않은 최근 분위기

이를 근거로 이후보측은 충북에서 압승을 장담하고 있다. 공조직을 통해 선거인단중 50%에 해당하는 당원대표와 대의원들을 기본적으로 장악하고 있는데다 나머지 50%의 일반 국민선거인단도 절반 정도는 공략이 가능하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이후보는 충남에 이어 또 한번 70%가 넘는 싹쓸이 표를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에 최근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노풍 와중에서 제기된 이후보의 경선 사퇴 논란 이후 사조직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위축된 것이다. 실제로 21세기 산악회와 인사모 등 이후보의 사조직에 대한 취재 자체가 상당히 어려웠다. 한때 이후보 사조직의 핵심을 이뤘던 한 인사는 “후보 사퇴 파문 이후 이후보가 스스로 경선대책본부를 해체했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사조직의 움직임도 더 이상 집단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경선의 가장 핵심인 선거인단 신청에 전략적으로 힘썼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당분간은 개인 차원의 자발적 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보의 지지자들은 충북경선에서의 득표를 최하 60~70% 이상으로 점치면서도 최근의 분위기를 잔뜩 경계하는 눈치다.
노무현후보의 바람은 충북에서도 감지된다. 경선 초기만 하더라도 지지자들이 절대 열세를 자인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엔 역전까지도 공언할 정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못해도 대전 충남보다는 나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노후보는 이후보에 비해 공조직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자발적 지지층을 주축으로 세확산을 꾀하고 있고, 실제로 노풍(盧風)에 힘입어 요즘 급격히 탄력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노사모’다.

무더기 신청은 양측이 다 인정

인터넷 동호회로 출발한 노사모는 경선이 치러지는 지역마다 나타나 분위기를 주도할 정도로 노후보의 가장 든든한 후원세력이 되고 있다. 충북 노사모의 정식 회원은 대략 370명 정도로 추정된다. 충북 노사모의 김남식회장(49. 현대산업개발 근무)은 “최근 분위기에 힘입어 하루에 4~5명 꼴로 새로운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자발적 조직이기 때문에 특별히 공간이나 시간의 제약이 없다. 민주당의 공조직이 대부분 이인제 후보쪽이어서 외형적으론 다소 불리한 입장이지만 현재의 정황이라면 예상외의 결과도 기대된다. 근자에 자발적 지지층이 늘어나는 것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후보의 충북캠프와 노사모측이 예상하는 충북경선은 박빙의 승부다. 최하를 예상한다 하더라도 40(노) 대 60(이)은 가능하다는 자체 판단이다. 노사모의 한 회원은 “역대 선거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곤 충북의 표심엔 일방적 쏠림현상이 없었다. 때문에 특정 후보에 대한 몰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으로선 오히려 역전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선거인단 공모와 관련, 양측 관계자들이 모두 특정인에 의한 무더기 신청이 있었음을 인정함으로써 이 역시 경선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미 한나라당으로부터 강제 혹은 임의 신청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투표율 저하까지 우려되고 있다.
/ 한덕현 기자


청원군수 경선 금품 살포설 사실여부 “촉각”
일부 언론 제기, 한나라당 곤혹

지난 22일 실시된 한나라당 청원군수 후보 경선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돼 지역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경선에선 김병국 전 청원군의회의장이 377표를 얻어 258표에 그친 박노철 도의원을 누르고 청원군수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탈락한 박의원이 경선과정의 불공정을 이유로 탈당하면서 내부 잡음이 일었고 결국 선거인단에 대한 금품 살포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 관계기관의 내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실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청원지구당 관계자는 “우리도 언론에 보도되고서야 얘기를 들었다. 확인 결과 사실 무근으로 밝혀져 해당 언론사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나라당 도지부는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아마 경선중에 서로 비판하는 과정에서 튀어 나온 얘기가 불거졌을지도 모른다. 지구당으로부터 조사의뢰가 있거나 아니면 다른 구체적 제보가 나타나면 자체 조사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병국씨는 “밖의 소문들은 전혀 근거없는 것들이다. 언론에서 사실을 밝혀 의혹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 정당인은 “한나라당 청원군수 후보 경선과 관련해선 사실 여러 가지 안 좋은 얘기들이 나돌았다. 후보교체설 까지 거론된다.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차제에 그 진위가 정확히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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