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500개 지역축제 연구 조사 발표…“돈 번 축제는 없다”

95년 이후로 지역축제 배 이상 증가했으나 충북도는 유일하게 증가폭 적어
올 한해 충북도 59개 축제 벌여… 대부분이 관주도 ‘관광특산형’축제


지난해까지 충북에서 열린 지역축제는 총 36개다. 이는 기초 자치단체당 2.6개꼴로 전국 평균 2.12에 비해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열리는 지역축제는 500여개. 이러한 지역축제들은 1995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충북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단체장들은 경쟁적으로 지역축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민화합형 축제’라는 아이템은 단체장 얼굴 알리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와 문화관광정책연구원, 그리고 공동연구기관인 문화정책연구소는 지난해 7월부터 일년이 넘게 한국 지역축제 조사평가 및 정책적 지원방안 연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지역별 평가위원만 160여명이 참여한 방대한 프로젝트였다.

문화관광정책연구원 류정아 박사는 “정확히 10년전 ‘한국 지역축제’라는 연구로 200개의 축제들을 분석한 후 10년만에 500개 축제를 샘플로 조사했다. 우리나라처럼 전체 축제 수가 단기일에 급증한 나라가 없다. 그만큼 허점도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9월 중순에 지역 축제 전체 조사 보고서와 전국 50개의 축제를 심층분석한 결과, 그리고 기본적인 축제 매뉴얼이 각각 400~500페이지 분량으로 나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류박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앙정부차원에서 축제정책을 세우는 전략, 또 기본적인 매뉴얼을 각 지자체에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충북에서는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 충북대표평가위원으로 참여했고, 이외에 김희식 흥덕문화의집 관장, 송재봉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총 36개중 29개에 대한 현장평가를 마쳤다. 직지축제, 품바축제, 금수산감골단풍축제 등 7개의 축제는 기간상의 이유로 평가에서 제외됐다.

▲ 지난해 충주에서 펼쳐진 세계무술축제의 개막식 장면.
지역축제 계량화 한 첫번째 연구 자료

박종관 위원은 “2006년의 충북지역축제 현황(표1)을 보면 총량이 59개로 늘어난다. 또 유형별로 보면(표2 참조) 관광특산형 축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여전히 마늘 곶감 묘목 약초와 같은 농특산물 축제가 많다. 이들의 비율은 전체 축제의 절반이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조사가 축제를 평가할 때 감정적인 부분을 계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평가원들의 수가 많다보니 관점의 차이도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지역축제를 다양한 기준으로 수치화 계량화한 첫 번째 자료로 향후 지역축제 개선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 지표가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충북 지역축제들의 장단은 무엇일까. 충북내에서는 영동군의 난계국악제와 충주세계무술축제가 문화부 우수문화관광축제로 돼 있으며, 올해부터는 진천군의 세계 태권도 화랑문화축제와 음성군의 품바축제가 예비축제로 지정됐다. 문화관광부는 전국축제 가운데 최우수 5개, 우수 9개, 유망 13개, 예비 25개로 총 52개 축제를 뽑아 우선 지원하고 있다.

충북도는 각 12개 시군에 3000만원의 축제 지원비를 일괄 지원하고 있으나, 사후 평가제도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충북도도 문화관광부의 이러한 ‘우수축제 선정’ 제도를 받아들여 차등지원하고, 축제를 전략화할 때라는 여론도 일고 있다.

한편 올해는 축제의 통폐합 바람도 불었는데, 진천군은 태권도 축제에서 태권도부분을 아예 빼버렸다. 청원군은 ‘청원 생명쌀 유채꽃 축제’의 관련 예산을 전면 삭감해 축제 개최가 불투명해졌고, 또 영동군은 올해부터 난계 국악 축제와 포도축제를 통합했다.

류박사는 “전국의 지역축제들이 95년을 기점으로 축제수가 배 이상 증가했는데, 유일하게 충북은 증가도가 높지 않아 지자체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볼수 있다. 일반인의 관심도보다 지자체의 관심도가 낮은 기현상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위원은 “충북도 역시 95년 이후로 증가했는데, 10회 미만의 축제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 사실을 반증한다. 또한 충북의 축제 주관형태를 보면 대부분 관주도형이다. 민간추진위가 구성되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상시 민간 사무국 설치도 요원해 축제를 몇 달 앞두고 급하게 조직위원회가 구성되기 일쑤다. 이러한 이유중 하나로 충북의 축제당 평균 비용은 1억 6천만원 정도로 적고, 이 또한 지방비 부담이 97.7%로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다양한 재원의 확보가 시급하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원론적으로 축제는 정치적 영역에 놓여서는 안되며 지자체 단체장의 의중에 따라 존립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합의를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캐릭터 개발, 홈페이지 구축 미미해
흔히들 관에서 주도하는 축제들 중 실패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고 말한다. 축제 진행과정에서 관객동원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행사가 끝난후에는 ‘지역이미지 제고’와 같은 항목을 돈으로 환산해 소위 억대 수준의 성공비용을 산출하기도 한다. 그만큼 많은 행정력을 동원해 축제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공포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통해 바로 이러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실체가 드러났다. 류박사는 “지역축제의 경제효과를 165개 항목에 걸쳐 평가했지만,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축제는 없었다. 축제의 근본 목적이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닌데, 그동안 지자체에서 성과분석을 할 때 과대 포장을 한 셈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부터 지역축제를 냉정하게 관광축제로 키울 것과, 지역민 축제로 할 것을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위원은 “충북도는 대부분 관광특산형축제를 지향하지만, 실제 지역특산물의 개발 및 판촉활동을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연계관광코스 개발이나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부족하다. 또 축제 캐릭터 개발, 홈페이지 구축등 온라인 상에서의 이벤트가 취약하고 숙박시스템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른바 국제화를 내세우는 축제들의 경우 지금까지는 진천의 태권도문화축제를 제외하고는 참여도가 현저히 낮았다”라고 지적했다.

과연 축제의 성공은 무엇일까. 공동체적 신명을 통해 하루동안 먹고 즐기며 피로를 풀었던 축제 위에 자치단체들의 경쟁과 지역별 소재 찾기가 가세해 축제 수는 방대하게 늘어났지만, 오히려 지역주민은 소외되고 있는 구조다.

축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김희식 관장은 “한마디로 자생적인 축제는 지역민의 화합을 얻으며 잘 되고 있었지만, 급조한 축제는 문제점 투성이 였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위원은 “지역축제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지역예술계의 진흥은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 길항관계를 쌓게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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