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물품 재전시엡 시민단체 올바른 조명 지적
▲ 역대 대통령 전시관. | ||
하지만 충북도는 “참여정부의 공약사항으로 일반에 공개된 ‘청남대의 명소화 를 위해서는 ‘오욕의 현대사도 우리의 역사’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대통령 역사 및 청소년 체험관 조성을 위한 부득이한 결정”임을 덧붙였다. 즉 ‘청남대 구상’이란 말이 나올 만큼 역대 대통령들이 휴양을 즐기며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청남대를 있는 그대로 평가받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청남대 개방 당시 천막농성을 불사하며 ‘찬양 전시관 건립’을 반대했던 김창규 목사(청주시 나눔 교회)는 “청남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삼엄한 경비로 ‘문의’ 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곳이다. 반(反) 민주·인권의 상징으로 역사적 재조명 없이 단순 사용 물품만을 전시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몰이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청남대는 지난 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경관이 수려하다’는 의견에 따라 83년 12월에 완공된 이후 대통령전용시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경 6km까지 민간인 접근은 물론 촬영조차 금지된 비밀 요새였다. 따라서 인근주민들은 어업권 이 축소되고 각종 규제에 묶여 생존권까지 위협받아 왔다. 따라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충북도가 기왕 ‘청남대’를 대통령 역사문화 및 청소년 체험관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 조성하기까지의 인근주민들의 수난사와 역대 대통령들의 과오까지도 함께 담은 전시물을 게시해야 한다. 그래야 후손들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20여년 청남대 역사와 함께한 김찬중 주사(위생직 7급·42)는 “부끄러운 역사 때문에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의 사용물품은 어디에 있어도 있어야 한다. 어두운 지하창고에서 썩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전시하고 관람객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주사는 ‘청남대에 볼거리가 없다’는 관람객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대전 역사기록원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30만장의 기록사진을 손수 CD에 담아 현상·공개한 숨은 일꾼이기도 하다.
경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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